"외국인 늘었지만 씀씀이 줄었다" 방한관광 2200만명 전망의 변수
대만 급증 속 동남아 시장은 국가별 온도차
1인당 관광수입, 팬데믹 전 밑돌아…항공권 가격 변수
외국인 관광객 2200만명 전망이 나왔다. 방한시장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를 향하고 있다. 그러나 총량 지표 안쪽의 흐름은 고르지 않다. 대만은 팬데믹 이전보다 두 배 가까이 커졌고, 일본은 전체 해외여행 회복 부진 속에서도 한국행 비중이 높아졌다. 반면 동남아 시장은 일부 국가가 평균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10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간한 '국제관광시장 전망 6월호'에 따르면 2026년 방한관광객은 2200만명으로 전망됐다. 전년 대비 16.2%, 2019년 대비 25.7% 증가한 규모다. 1~4월 누적 방한객은 67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1분기 방한 외래관광객이 476만명을 넘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시장은 대만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1분기 방한 대만인은 54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37.2%, 2019년 대비 93.1% 증가했다. 대만 아웃바운드 시장 내 한국 점유율도 2019년 7.4%에서 2026년 1분기 10.1%로 높아졌다. 대만은 중국·일본에 이은 보조 시장이 아니라 방한시장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핵심 축으로 성장했다.
대만 시장 확대에는 환율 효과가 직접 작용했다. 연구원은 2024년 1월 대비 2026년 5월 평균 기준 원·대만달러 환율이 11.5%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대만달러 기준 한국 여행 비용이 낮아진 셈이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2.6%, 원·유로 환율은 20.5% 상승했다. 원화 약세는 미국·유럽·대만 관광객의 한국 내 구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시장은 회복 단계다. 2026년 방한 중국인을 671만9000명으로 전망됐다. 전년보다 22.6%, 2019년보다 11.6% 증가한 수치다. 다만 2016년 806만8000명과 비교하면 83.3% 수준이다. 단체관광 무비자 시행, 항공 노선 회복, 일본 방문 수요 위축 등이 한국행 수요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일본 시장은 전체 해외여행 회복률보다 한국행 비중 상승이 핵심이다. 연구원은 2026년 방한 일본인을 429만명으로 전망했다. 전년보다 17.5%, 2019년보다 31.2% 많은 규모다. 일본 아웃바운드 시장 내 한국 점유율은 2019년 16.3%에서 2026년 1분기 25.5%로 올랐다. 일본 전체 해외여행 시장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행 선택 비중이 커졌다.
일본 시장은 환율 효과를 다른 시장과 분리해 봐야 한다. 원화는 달러, 유로, 대만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지만 엔화는 같은 방향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엔화 약세는 일본인의 해외여행 비용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므로, 일본인 방한객 증가는 환율보다 근거리 여행 수요, 항공 공급, K콘텐츠 소비, 재방문 수요가 결합된 결과에 가깝다.
동남아 시장은 평균 증가율만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연구원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의 2026년 방한객을 292만6000명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13.1%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필리핀과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가 증가세를 이끄는 반면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2019년 수준을 밑돌았다. 태국은 2019년 대비 35.8%, 말레이시아는 7.1% 낮은 수준으로 제시됐다.

K-ETA는 동남아 시장 회복 격차를 설명하는 주요 제도 변수로 제시된다. 보고서는 K-ETA 적용 여부를 기준으로 동남아 국가군의 회복 속도를 비교했다. 2024년 태국을 중심으로 불거진 K-ETA 논란은 2025년 결제 데이터와 2026년 시장 전망에도 이어진다. 비자코리아가 2025년 공개한 방한 외래관광객 결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대만과 홍콩의 총 결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 50% 증가한 반면 태국은 14% 감소했다. 비자코리아는 2024년 4월 태국에 K-ETA가 재도입된 이후 일부 관광객의 입국 거절 사례가 늘어난 점을 방한 수요 위축 요인으로 설명했다.
K콘텐츠는 방한 수요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2026년 3월 광화문 BTS 콘서트 외국인 방문 비중이 44.7%였다는 점을 제시했다. 대형 공연은 특정 기간 외국인 방문객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다. 공연 수요가 숙박, 교통, 쇼핑, 식음료 소비와 결합하면 관광 지출 확대 효과가 커진다. 단발성 공연 중심 수요와 상시 관광 수요는 소비 구조가 다르다.
방한객 수 증가가 관광수입 증가로 직결되진 않는다. 앞서 야놀자리서치는 2025년 1~9월 인바운드 분석에서 외래관광객 수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1인당 관광수입 회복은 더디다고 분석했다. 1인당 관광수입은 2019년 1193.1달러에서 2024년 955.5달러로 줄었고, 2025년에도 1010.4달러로 2019년 수준을 밑돌았다. 2025년 1~9월 관광수입도 142억3000만달러로 2019년 같은 기간의 92.2% 수준에 그쳤다.

국민출국객 전망은 유가 시나리오에 좌우된다. 2026년 국민출국객은 2902만명으로 전망됐다. 전년 대비 1.8% 감소하지만 2019년보다는 1.1%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1분기 국민출국객은 833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2019년 대비 5.9% 많았다. 4월 출국객도 전년 동월 대비 6.3% 늘었고, 2019년 4월보다 1.8% 높았다.
연간 감소 전망은 고유가 부담을 반영한 보수적 시나리오에 가깝다. 연구원은 두바이유 가격이 3월 배럴당 128.5달러에서 5월 103.6달러로 하락했지만, 항공유 가격과 유류할증료 부담은 항공권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가 3분기부터 조기 안정될 경우 국민출국객은 현 전망치보다 3~4% 내외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봤다. 정부가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을 2.6%로 제시한 점도 출국 수요의 하방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유가와 항공권 가격은 방한·출국 수요를 동시에 조정하는 변수다. 항공유 가격 상승은 유류할증료와 항공권 가격에 반영되고, 항공권 가격은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수요 모두에 영향을 준다.
연구원은 2026년 방한관광객을 2200만명, 국민출국객을 2902만명으로 전망했다. 시장별 방한객 전망치는 중국 671만9000명, 일본 429만명, 미국 160만9000명, 동남아 6개국 292만6000명으로 분석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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