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 늪에 빠진 장동혁 지도부…보수 쇄신 멀어지나

전재훈 2026. 6. 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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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연일 ‘재선거’ 요구…사전투표 폐지 주장까지
당권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참정권’ 회복”
오세훈 “정치적인 구호”…김재섭 “재선거 요구, 오세훈 때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5일 잠실7동 투표함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확성기들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재선거’를 요구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당내 당권파와 친한계(친한동훈계)·소장파 의원들의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가 당 쇄신 대신 재선거 논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재선거를 요구하며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했다. 장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참정권 박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전국적인 재선거밖에 없다”면서 “지금 드러난 것들만 하더라도 충분한 재선거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즉각 재선거를 통해 올바른 선거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며 “헌법이 규정한 자유선거의 원칙과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이 무너졌다. 재선거 실시를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이 사전투표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이번 사태 역시 사전투표가 원인 가운데 하나”라면서 “민주당이 끝내 사전투표 폐지를 막는다면 다른 이유가 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지도부 내 당권파도 장 대표 엄호에 나섰다.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실에 나와 있는 많은 이들이 ‘재투표’를 외치고 있다. 국민들 스스로가 나라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이라며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잃어버린 참정권을 되찾아달라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국민들의 참정권 박탈과 주권 상실 문제를 되돌려 놓을 수 있는 방법은 특검밖에 없다”면서 “잃어버린 국민 주권을 회복하고 오염·왜곡된 이번 선거는 전면적으로 다시 치러져야 한다”며 전국 단위의 재선거를 요구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25일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은재 기자
반면 서울시장 선거의 당사자인 오세훈 시장은 장 대표의 주장을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전날 중앙일보 유튜브에 출연해 “재선거를 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당선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그 점을 존중해야 한다”며 재선거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장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구호다. 장 대표가 당의 총의를 모은 적이 있는가”라며 “다만 청년들이 ‘재선거’라는 화두를 가지고 선관위 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정부를 향해 엄중하게 선거를 관리하라는 무거운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오 시장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재섭 의원 역시 장 대표가 무책임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비판에 나섰다. 김 의원은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재선거를 검토할 수는 있지만 장 대표가 재선거를 요구하는 이유는 오 시장 때문”이라면서 “오 시장의 재선거는 정치적으로나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이 재선거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장직을 사퇴한 후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오 시장은 현재 3연임이다”라며 “4연임이 법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 시장은 사퇴하는 순간 서울시장에 도전할 자격을 잃어버린다. 사실상 다른 후보로 재선거를 하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내에서도 지도부가 직접적으로 재선거를 주장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에 “재선거 요구는 충분히 당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오 시장의 입장이 난처해진다”면서 “오 시장 측과 먼저 소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선거가 끝난 뒤 지도부가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이 ‘재선거’ 화두다. 과연 이게 맞는 길인가 싶다”라며 “재선거 문제는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가 해결해도 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전재훈 기자 jj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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