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아내 '노래방 도우미' 시킨 남편 징역 2년
네 차례 성폭력 피해 알고도 묵인
지적장애가 있는 아내를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게 하며 경제적 이익을 취한 남편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송한도 판사는 10일 장애인복지법 및 가정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26)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함께 명령했다.

송 판사는 "피해자는 중증 지적장애인으로 상황 판단 능력이 부족해 각별한 보호가 필요한 상태였다"며 "피고인은 배우자로서 보호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방기하고 오히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위험한 환경에 노출시켰다"고 판시했다. 피해자가 노래방 도우미 일을 자발적으로 선택했다는 김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가 이용한 구인 사이트 계정과 비밀번호를 알지 못했던 점 등을 근거로 피해자가 독자적으로 일을 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네 차례 성폭력 피해와 임신·중절 수술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면서도 "피고인의 범행이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치료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방치했다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수년간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 진료를 받게 한 기록이 확인됐다.
김씨는 지적장애가 있는 아내를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게 하고 그 수익을 생활비와 채무 변제에 사용하면서 방임과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약 8개월간 손님과 택시 기사 등으로부터 네 차례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피해자가 성폭력으로 임신해 중절 수술을 받은 뒤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한 상태였음에도 "먹을 것이 없으니 수술 다음날부터 일을 나가야 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출근을 재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피해자는 임신 중절 수술을 받고 이틀 만에 노래방에 출근했고 예정된 산부인과 진료도 받지 못한 채 재차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김씨는 선고 직후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피해자에게 불법적인 돈을 받으며 일하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이지예 기자 ea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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