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광주 재개발 '빅3' 현재는…학동·광천·신가 어디까지 왔나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2026. 6. 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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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상승 속 사업장별로 명암 엇갈려
공급 예정 물량만 1만2천여 세대
통합특별시 호재에도 시장은 관망세

이주와 철거를 마쳤지만, 수년째 공터로 남은 곳이 있는가 하면, 붕괴 참사로 멈춰 섰던 사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곳도 있다. 광주 주요 재개발 사업장들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21년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이후 중단됐던 학동4구역은 착공에 들어갔고, 광주 최대 규모 정비사업인 광천동 재개발은 분양가 협의를 마친 뒤 주요 현안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 반면 신가 재개발은 이주와 철거를 마친 뒤에도 착공에 들어가지 못한 채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사업 단계는 다르지만 세 사업장이 마주한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사비 상승과 분양시장 침체 속에서 사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광주 재개발 시장 전반에 드리워져 있다.

광주 주요 재개발 사업 조감도. 위부터 광천동 재개발, 신가재개발,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 조감도. [각 조합·시공사 제공]
참사 딛고 다시 움직인 학동4구역

광주 동구 학동 633-3번지 일원 12만6,433㎡ 부지에서 추진 중인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은 2021년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이후 장기간 중단됐다가 지난해 12월 24일 착공에 들어갔다.

사업 규모는 지하 3층~지상 29층, 총 2,299세대다. 공사 기간은 41개월로 현재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2029년 5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합은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 협의를 거쳐 올해 10월 일반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월 28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민현기 기자

장기간 사업이 멈춰 있었던 만큼 공사비 문제도 적지 않았다. 조합과 시공사는 공사비를 3.3㎡당 619만8,000원으로 확정했으며, 지난해 7월 조합원 총회를 통해 공사비 증액안을 의결했다. 착공 시점까지의 물가상승분만 반영하기로 하면서 관련 절차도 마무리됐다.

조병찬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 총무이사는 "그동안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조합과 시공사가 좋은 단지와 빠른 입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좋은 단지로 조합원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대 정비사업, 광천동의 선택

광주 서구 광천동 670번지 일원에서 추진 중인 광천동 재개발 사업은 사업비 약 3조원이 투입되는 광주 최대 규모 정비사업이다. 5,000여 세대 규모 공동주택과 공원, 부대 복리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총 5,015세대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은 최근 큰 변화를 맞았다. 특별건축구역 지정과 통합심의를 거쳐 최고 층수를 기존 33층에서 45층으로 높였고, 중소형 평형을 줄이는 대신 대형 평형과 펜트하우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 구역 담벼락에는 ‘위험 건축물 접근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송보현 기자

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일반분양가를 3.3㎡당 평균 2,402만원 수준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조합은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에 걸맞은 분양가를 요구했지만, 미분양 우려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조율 과정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철거 절차가 진행 중이며 조합원 변경 분양신청과 관리처분계획 변경 등을 거쳐 일반분양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공사비 협상안과 브랜드 적용 여부, 일반분양 및 착공 일정 등 주요 현안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협상안과 브랜드 적용 여부, 일반분양 및 착공 일정 등은 오는 7월 조합원 총회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수년째 공터로 남은 신가 재개발

광주 광산구 신가동 일원에서 추진 중인 신가 재개발 사업은 총 4,700여 세대 규모, 사업비 약 1조8,000억원이 투입되는 광산구 최대 규모 정비사업이다.

이주와 철거가 이미 마무리됐지만, 수년째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사업 부지는 장기간 공터로 남아 있다. 공사비와 시공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 속에 조합 집행부 교체가 반복되면서 사업 추진에도 차질을 빚어왔다.

광산구 신가동 재개발사업지 부지 전경. 김완중 기자

지난해 해임됐던 양병만 조합장은 지난 4월 12일 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돼 업무에 복귀했다. 현재 사업 정상화와 시공 관련 현안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양 조합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시공사 측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으며 이달 중에는 관련 사안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고,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분양 늘고 집값 약세…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광주 부동산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침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광주지역 미분양 주택은 지난 2022년 말 291가구에서 2023년 말 596가구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말 1,404가구까지 증가했다. 올해 2월 기준 미분양 물량은 1,319가구로 소폭 감소했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72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가격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광주지역 주택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거래량 역시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학동4구역 2,299세대, 광천동 재개발 5,015세대, 신가 재개발 4,700여 세대 등 주요 사업장에서 공급이 예정된 물량만 1만2,000세대를 웃돈다. 업계에서는 분양시장 회복 여부가 향후 사업 추진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분양 늘고 집값 약세…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업계에서는 광주 재개발 사업들이 서로 다른 단계에 놓여 있지만 결국 사업성이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한다.

광주 도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송보현 기자

박동주 명가부동산 소장은 "정비사업은 기존에 공급된 아파트 시장과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며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약화되면서 여러 문제가 동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가 당장 낮아질 것으로 보기도 어려워 단기적으로는 정비사업 여건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며 "신가·광천·학동처럼 일반분양 비중이 높은 사업장은 기존 아파트 가격이 올라야 일반분양가도 오르고 사업성도 일부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전남이나 전북 등 인근 지역에서 광주 매물 문의가 늘고 있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과 반도체 공장 유치 기대감 등이 투자심리에 일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광주 부동산 시장 분위기 자체가 침체돼 있어 당분간 눈에 띄는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8년 이후 공급량이 줄어드는 시점에는 시장 분위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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