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요 늘어 어디라도 세워야"…최태원 회장, 차기 반도체 공장 언급

박영우 2026. 6. 1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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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 대담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기 반도체 생산 거점 검토를 공식화했다.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공장 건설이 필요하다며, 국내와 해외를 포함해 조건에 부합하는 입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10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 대담 후 기자들과 만나 용인 클러스터 4기 완공 이후 차기 공장 계획과 관련해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어딘가로 가지 않을 수는 없고 준비가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공장 입지와 관련해 “어디에 어떻게 짓겠다는 것은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도록 하겠다”며 “일단 지금은 용인 클러스터를 짓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해외 투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안 되면 해외라도 줘야 하는 상황 아니냐”며 “무조건 한국에만 짓겠다는 것도 아닐 수 있다. (특정 지역으로 한정할 경우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 구성원 등)시장이 전혀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이 들어서려면 인프라가 엄청나게 필요하다”며 “전력과 부지, 인력, 용수 등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정치권에서 반도체 설비 투자를 호남권이나 충청권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최 회장은 특정 지역 투자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고객이나 다른 나라가 우리에게 더 많은 이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도 무언가를 요구할 수 있고, 그 요구를 받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는 우리 실력이기도 하다”며 “이해관계자의 최소한의 만족을 지켜줄 필요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최근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협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도 협력 범위는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본다”며 “젠슨 황과 AI(인공지능)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큰 생태계가 필요하고 엔비디아 주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초과 이익 분배 요구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경영 목적은 이해관계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주주와 구성원, 사업 파트너, 국민 모두가 이해관계자”라고 말했다. 이어 “행복을 나누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며 “세금을 많이 내거나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회장은 전날 닛케이포럼 대담에서 한국과 일본이 반도체·AI·에너지 분야 협력을 확대해 새로운 국제질서의 ‘룰 메이커(rule maker)’가 돼야 한다며 양국 협력 의제를 한데 모으는 ‘빅 텐트’ 구상을 제안했다. 그는 “시장이 좀 더 통합되고 하나로 돌아가는 풍토가 중요하다”며 한일 경제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영우 기자·도쿄=유성운 특파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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