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쿠팡에 법정 최대 과징금…정보 유출도 '1兆 폭탄' 현실화되나

김흥순 2026. 6. 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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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위, 쿠팡 개인정보유출 제재 수위 심의
매출 최대 3% 범위 규정…최대 1.3조원
2년 전 공정위 과징금에 적자 전환
행정소송 등 대응 가능성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제재 수위를 정하는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1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될지 주목된다. 쿠팡은 지난해 국내 유통 분야에서 전인미답의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했으나 조(兆) 단위 벌금이 내려질 경우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데 큰 타격이 불가피해 후속 대응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 시내의 한 쿠팡 물류센터. 연합뉴스

개인정보위는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3300만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에 대한 제재안 심의에 돌입했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지난 4월 쿠팡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항과 예정 처분 내용 등을 담은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지난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라 성명과 이메일 주소 등 개인정보 3367만건이 유출된 내용을 산정 근거로 삼았다.

이를 토대로 관련 업계에서는 개인정보위가 쿠팡에 역대 최대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매출의 최대 3%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출 사고가 국내 이용자로 국한된 만큼, 쿠팡 한국 법인의 매출이 과징금 수위를 정하는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 한국법인인 쿠팡 주식회사와 종속기업의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7% 증가한 45조4555억원이다. 이를 토대로 산정하면 쿠팡에 내려질 법정 최대 과징금은 1조3637억원에 달한다. 이는 개인정보위가 지난해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고에 부과한 1348억원을 열 배가량 웃도는 역대 최대 과징금이다. 또 쿠팡 한국법인이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 2조2883억원의 절반을 넘는 액수로 회사 운영에는 치명타다.

앞서 쿠팡은 2024년 8월에도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우대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제품 후기를 작성하게 했다는 등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628억원의 제재를 받았다. 2019년부터 그해 6월까지 관련 매출을 토대로 국내 유통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산정했는데 쿠팡 모회사인 쿠팡Inc의 전년 2분기 영업이익(1940억원)의 84%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쿠팡Inc는 2022년 3분기 창사 이래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으나 해당 과징금을 손실로 선반영한 여파로 영업손실 342억원을 내고, 8개 분기 만에 적자전환했다. 쿠팡 측은 공정위 과징금 조치에 불복해 집행정지 등을 비롯한 행정소송에 착수했고 해당 건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개인정보위가 부과하는 실제 과징금도 위반 행위와 관련된 매출 범위와 감경·가중 사유 등을 반영해 결정하기 때문에 1조3000억원보다는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알고리즘 조작에 대한 제재를 넘어서는 천문학적인 과징금이 불가피한 만큼, 쿠팡 측이 또다시 소송으로 다툴 가능성이 크다. 앞서 쿠팡 측은 개인정보위가 발송한 사전통지서에 대해서도 의견 제출 기한 연장을 요청한 뒤 개인정보위의 판단에 대부분 동의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쿠팡은 전날에도 일회성 쿠폰 적용가격을 유료멤버십에 가입하면 계속 누릴 수 있는 '와우회원가' 혜택인 것처럼 속여 광고한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5억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2020년 8월26일부터 2022년 5월15일까지 와우회원가가 일반 판매가보다 저렴한 것처럼 강조해 광고하면서 와우회원가가 유료 회원인 와우 멤버십 가입 시 발급되는 일회성 쿠폰이 적용된 가격이라는 중요한 정보를 은폐·누락한 혐의를 받는다. 이는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 선택을 방해했다는 점에서 표시광고법상 '기만적인 표시 광고'에 해당한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5억원은 현행 표시광고법에서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에 대한 정액 과징금으로는 법정 최고액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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