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 손질하라"…기후부 7개 기금 중 6곳 재원활용 '낙제점'
전력산업기금, 재생에너지 확대 재원 부족
기후에너지환경부 소관 7개 기금 가운데 6개가 올해 재원구조 평가에서 부적정 판정을 받았다. 소관 기금 상당수가 필요 이상으로 여유자금을 쌓아두면서 재원 활용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10일 기획예산처의 '2026년 기금존치평가' 결과에 따르면 기후부 소관 7개 기금 가운데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을 제외한 6개 기금이 재원구조 측면에서 '부적정' 평가를 받았다. 평가 대상은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을 포함해 금강수계관리기금, 낙동강수계관리기금, 석면피해구제기금, 영산강·섬진강수계관리기금, 전력산업기반기금, 한강수계관리기금 등이다.
기금은 특정 정책 목적을 위해 정부가 일반 예산과 별도로 조성·운용하는 재원을 말한다. 예컨대 전기요금 부담금, 물이용부담금 등 특정 수입을 재원으로 조성해 관련 사업에 사용하는 정부 재정이다.

평가단은 대상 기금 7개 중 5개 기금의 여유자금이 과도하다고 봤다. 재원이 과도하게 적립돼 운용 효율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강수계관리기금은 전체 사업비의 절반가량인 589억원을 환경기초시설 설치·운영에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운영비가 337억원으로 시설 설치비(252억원)보다 많았다. 평가단은 물이용부담금으로 조성된 기금이 환경기초시설 지원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법 개정으로 기금 사용 범위가 넓어졌지만, 새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예산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낙동강수계관리기금은 올해 2139억원 규모로 운영되며 물이용부담금(t당 170원)으로 재원을 마련한다. 이 기금은 자체 수입 비중이 108.2%로 기준을 충족하고 정부 지원이나 차입금에 의존하지 않았지만, 여유자금이 203억8100만원으로 적정 수준을 넘었다. 평가단은 취수원 다변화와 녹조 저감, 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확대해 쌓여 있는 재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영산강·섬진강수계관리기금은 여유자금이 총지출의 49.1%에 달해 사업에 쓰이지 못한 돈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강수계관리기금도 전체 사업비의 46.6%를 환경기초시설 지원에 사용하면서 기금 활용이 특정 사업에 편중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가단은 두 기금 모두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지출을 확대해 여유자금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석면피해구제기금도 지난해 기준 약 180억원의 추가 여유자금이 발생한 데다, 기업이 내는 석면피해구제분담금의 산정 기준도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단은 지적했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재원 부족 우려로 부적정 판정을 받았다. 향후 지출 증가 속도가 가팔라 재원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평가단은 전력기금의 중기가용자산이 10조4900억원 규모에 달하지만 향후 사업 수요를 감당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 확대 등으로 내년 이후 지출이 크게 늘어 자체 수입 비중이 62.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내년 2조2000억원, 2028년 2조4000억원 규모의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도 계획돼 있어 재정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평가단은 "과거 여유자금이 많아 전기요금 부담금 부과율을 낮췄지만 이후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에 따른 지출 증가가 이어지면서 재원 운용의 균형이 깨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부담금 부과율 조정과 신규 재원 발굴, 중장기 재정운용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은 7개 기금 가운데 유일하게 재원구조 적정 평가를 받았다. 경상지출 대비 자체 수입 비중이 2205.4%에 달했고 정부내부수입과 차입금 비중도 0%로 나타나 재정 건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양한나 기후부 정책기획관은 "기금마다 목적과 쓰임이 달라 소관 부서별로 개선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운용 과정에서 지적 사항을 반영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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