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에서 인심나네…삼성중공업, 협력사에 113억원 상생 보따리 푼다
격려금 인상 등 총 113억 원 규모 상생 방안 마련
삼성중공업이 하도급 계약서 지연 발급 혐의와 관련해 113억 원 규모의 대규모 상생 방안을 제시하며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적극적인 거래 질서 개선에 나선다.

공정위는 하도급법 제3조 위반 혐의(서면의 발급 및 서류의 보존)를 받는 삼성중공업이 신청한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동의의결제도는 법 위반 혐의가 있는 기업이 스스로 피해 구제 및 거래 질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공정위가 이를 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법 위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는 제도다. 하도급법상 서면 지연 발급 건으로 동의의결 절차가 개시된 것은 지난해 6월 엔터테인먼트 5개사의 동의의결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삼성중공업은 사내협력사(수급사업자)에 선박 임가공 작업을 위탁하는 과정에서 수급사업자가 작업을 시작한 이후에야 계약서를 발급하는 등 서면 지연 발급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공정위 조사를 받아왔다. 삼성중공업은 수급사업자와 장기간의 법적 공방을 벌이기보다 수거래 관계를 개선하고 상생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삼성중공업이 제시한 시정 및 상생 방안은 총 113억 원 규모다. 올해 동의의결 신청 사례 중에 금액 기준으로 가장 크다. 세부적으로는 연 30억5000만 원 규모의 격려금 인상, 연 52억5000만 원 규모의 명절 귀향비 및 휴가비 신설, 숙련기술자 희망공제사업 20억원 출연, 공동근로복지기금 10억 원 증액 등이 포함됐다. 또한 단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서면 지연 발급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계약 관리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고, 표준하도급 계약서 사용 의무화 및 원·하청 간 상설협의체 구성 등 구조적 대책도 함께 마련했다.
통상적으로 서면 지연 발급 행위에 대해 부과되는 과징금이 4000만 원에서 2억원 수준임을 고려할 때, 삼성중공업의 자진 시정방안은 과징금 규모를 크게 상회하는 통 큰 피해 구제책이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이 9년 만에 매출 10조 원 클럽에 복귀하고 12년 내 최대 영업이익(8622억 원)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실적을 거둔 배경이 이번 상생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하도급 거래 질서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했다. 향후 삼성중공업과 협의를 통해 시정 방안을 구체화한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하고,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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