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한달간 60조 순매도…'한국 탈출'인가 '리밸런싱'인가
증권가 "반도체 차익실현 성격"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한달간 국내 증시에서 약 60조원을 순매도하면서 '한국 증시 탈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급등 이후 차익실현과 글로벌 자산 재배분(리밸런싱)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5월 8일부터 6월 8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총 59조591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51조980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물량을 받아냈고 기관은 770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코스피가 8% 넘게 급락하며 7484선까지 밀리자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가 국내 증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외국인 매도를 단순한 '한국 탈출'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1년간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1월 2일)보다 150.58%, 하이닉스는 227.17% 올랐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도 일부 보유 물량을 정리하며 비중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1월 2일) 52.33%에서 지난 8일 47.73%로 4.6%포인트(p) 떨어졌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53.83%에서 51.16%로 2.67%p 하락했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높은 수익을 거둔 반도체 비중을 줄이고 미국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이나 다른 자산으로 자금을 재배치할 유인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보유 비중이 급격히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국내 시장을 완전히 떠나기보다 특정 업종과 종목 중심으로 비중을 조정하는 리밸런싱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순매도 규모만 놓고 보면 우려가 커질 수 있지만 매도 자금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한국 증시 자체를 포기했다기보다 반도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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