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3만원' 퇴근 후 용돈벌이로 '우르르' 뛰어들더니…부작용 커졌다[금융현미경]
보험업계 부업 설계사 수요 늘지만
낮은 상품 계약유지율 등 문제 지적
부당승환 등 보험업계 신뢰하락 요인
직장인 등이 보험 설계사를 부업으로 병행하며 소득을 얻는 'N잡러 설계사(부업 설계사)'가 늘면서 보험 상품 판매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회사로서는 영업 외형을 넓히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장점이 있어 부업 설계사 확대에 적극적이지만 이들이 단기간 업무에 종사한 뒤 이·전직 등을 할 경우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상품 판매 효율 제고와 설계사 고용 안정성 강화 등을 통해 부당 승환(보험 갈아타기)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롯데·메리츠 이어 '큰손' 삼성 가세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부업 설계사 시장 선두주자인 롯데손해보험의 뒤를 이어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KB손해보험 등이 후발주자로 가세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말 시장에 진입해 롯데손보의 선두 자리를 위협했고,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가 올 초 시장에 들어오면서 메리츠를 추격하는 양상이다.
보험사로서는 다양한 배경을 지닌 부업 설계사를 활용해 영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 갈수록 설계사들이 고령화되고 신규 인력 유입이 제한되는 점도 보험사들이 부업 설계사 확보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이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자동차보험 외에 건강보험, 사망보험처럼 보험계약마진(CSM)이 높은 보장성 상품 영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설계사 수를 확보하는 게 중요해졌다. CSM은 보험사의 현재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표다.
부업 설계사는 진입 장벽이 다소 낮다. 자영업자, 직장인, 대학생을 가리지 않고 자격증만 취득하면 모바일 영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부업 설계사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롯데손보는 2023년 12월 모바일 영업지원 플랫폼 '원더'를, 메리츠화재는 이듬해 3월 비대면 영업 플랫폼 '메리츠파트너스'를 각각 선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삼성화재가 'N잡크루'를, KB손보가 'KB N잡러' 플랫폼을 잇따라 출시하며 추격 고삐를 죄고 있다.
부업 설계사의 가장 큰 특징은 비대면 영업이다. 그동안 보험은 상품이 워낙 복잡해 고객과 직접 만나 대면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상품 판매가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N잡러 설계사 모집부터 자격시험 신청, 교육, 위촉, 판매 등을 비대면으로 수행한다. 부업 설계사는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보험 계약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일한다. '비대면 보험 영업'으로도 용돈벌이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상품 계약유지율 낮아…신뢰하락 요인

문제는 보험업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받는 부당 승환 같은 불완전판매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다. 부업 설계사들은 원수사 전속 설계사와 달리 생업으로서 안정적으로 영업을 영위하기보다 단기 수익 창출이 목표인 경우가 많다. 단기 근무 이후 이·전직 혹은 퇴사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장기적으로 특정 보험 계약을 유지·관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부업 설계사 시장 진입이 보험업권의 상품 판매 효율 저하, 설계사 고용 안정성 약화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지난 4월2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보험회사 판매채널 영업 효율 및 감독 방향' 자료에 따르면 입사 1년 후에도 모집 활동을 유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설계사 정착률은 2024년 말 52.6%에서 2025년 말 53.9%로 1.3%포인트 상승했으나, 부업 설계사를 수치에 포함하면 51.4%로 오히려 1.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당국이 주시하는 또 다른 수치는 상품 계약유지율이다. 지난해 말 기준 13회차(1년) 상품 계약유지율을 보면 전체 전속 설계사 평균치는 88.4%였으나 부업 설계사는 이보다 6.2%포인트 낮은 82.2%에 불과했다. 이는 부업 설계사의 낮은 고용 안정성과도 관련이 있다. 부업 설계사의 1인당 월평균 소득은 13만원으로 전속 설계사(329만원)의 4%에 불과하다.
전속 설계사 전체 1인당 월평균 소득을 보면 2024년 말 338만원에서 지난해 말 359만원으로 21만원(6.2%) 증가했으나 부업 설계사를 포함하면 329만원으로 오히려 9만원(2.7%) 감소했다. 고용 안정성이 낮으니 부업 설계사로서는 한 번 계약한 상품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처음부터 단기 용돈벌이 부업 정도로 설계사 업무에 임하다 보니 영업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당국 감독강화…N잡러 관리, 업권 공통과제

감독당국은 일부 보험사의 부업 설계사 확보 마케팅과 이에 따른 도덕적 해이 및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부터 법인보험대리점(GA)까지 '1200% 룰'이 확대 적용되면서 보험 영업 현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1200% 룰은 보험 판매 첫해에 설계사에게 주는 모집수수료와 정착지원금 등을 합쳐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GA가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며 원수사 설계사를 스카우트하던 강점이 사라지게 된다. 이 때문에 규제 적용 전 우수 설계사를 선점하려는 '스카우트 대란'이 벌어지고 있으며, 인력 유출을 메우기 위해 부업 설계사라도 확보하려는 보험사 간 눈치싸움도 덩달아 치열해진 것이다. 당국이 최근 부업 설계사 급증세에 대해 한층 엄격한 입장을 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무리하게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부업 설계사들이 지인이 아닌 타인에게까지 상품 판매를 시작할 때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감독당국이 창구 지도나 가이드라인을 내린 적은 없다"며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부업 설계사에게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 외의 타인에게는 가급적 영업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를 대상으로 부업 설계사 채널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를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업 설계사의 경우 현재까지 불완전판매 비율 등 이상 징후는 없으나 본업 병행 등에 따라 판매 전문성 측면에서 일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부업 설계사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보험사 자체 교육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완전판매 절차 및 소득 수준 등에 따른 상품 과장 광고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보험사를 독려할 방침이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45세 아들 둔 엄마 맞아?"…200만명 사로잡은 70대 여성의 동안 비결
- "나 중독자 맞아"…대통령 속 썩인 '문제아' 아들, SNS 스타로 등극
- "한국이 훔쳐갔다" 속 쓰린 일본…샤인머스캣 놓치고 신품종 보호 총력
- "여기 미쳤어, 오자마자 소맥 4잔" "죽을 것 같아"…숨진 20대 女소방관이 남긴 카톡
- 경찰 단속 피하려 늪으로 도주한 美 음주 운전자…악어에 물려 덜미
- 먹어? 말아? 말 많은 약 '스타틴' 의외의 효과…"노화 위험 낮아져"
- '女폭행 논란' 최철호, 야간 상하차 일용직 생활 공개…"감당 못할 빚 생겨"
- "이건 일상에 대한 침입, 무서워"…벨이 울리는 순간 심장 '덜컥'
- "왜 여기 세웠나" 日 '발칵'… 논란 끝 안중근 기념비 철거
- "뷔페값 비싸, 축의금 15만원 내야"…10만원은 "남는 게 없다"는 주장에 '시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