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출 쏟아져도 안 오른다”…바이오주, 바닥 왔나
글로벌 바이오지수는 상승
금리 인하 기대 후퇴+반도체 쏠림에 수급 악화 ‘이중고’
“가격 바닥권 근접…추세 반등은 확인 필요”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바이오 대장주 알테오젠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2.78% 급등한 32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14%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한 뒤 큰 폭으로 반등했다. 코오롱티슈진은 15.23% 오른 10만2900원, 펩트론은 6.29% 오른 24만5000원을 기록했다. 전날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여파로 급락했던 주요 바이오 종목이 일제히 반등한 것이다.
금리 인하 기대 후퇴+반도체 쏠림에 수급 악화 ‘이중고’
바이오 업종은 대표적인 금리 민감 업종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신약개발 기업은 현재 실적보다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기대를 기반으로 기업가치가 산정된다. 임상 성공이나 기술수출, 신약 허가 등을 통해 수년 뒤 발생할 수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이 높아져 기업가치가 낮아진다. 연구개발 비용이 많이 들고 외부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은 업종 특성상 고금리 환경에서는 투자 유치와 자금 조달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같은 성장주라도 바이오는 실적보다 미래 가치 비중이 높아 금리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의 약세를 금리 탓으로만 돌리기엔 국내 시장만의 특수성이 존재한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닥 제약지수는 지난 3월 말 이후 약 두 달 만에 약 40% 하락했다. 과거 주요 조정 국면에서 50% 안팎의 하락이 1년 이상에 걸쳐 진행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가파른 조정이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바이오텍 지수인 NBI는 5%, XBI는 8% 상승했다. 글로벌 바이오 업황이 악화했다기보다 국내 시장 내 수급 약화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는 사실상 반도체가 이끄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랠리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열풍이 맞물리면서 시장 자금이 특정 종목으로 집중됐다. 바이오뿐 아니라 2차전지, 게임 등 성장주 전반이 상대적인 수급 공백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인 투자자 비중 커 체감 손실 확대…에이비엘바이오 손실률 49.5%
바이오 업종은 개인투자자 선호도가 높은 대표 성장주 섹터다. 최근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주요 종목들의 낙폭이 커졌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개인투자자의 체감 손실도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투자자의 손실도 적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1월1일~6월9일) 개인투자자들은 파마리서치를 3887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다. 하지만 평균 매수가는 37만8064원으로 현재 기준 약 25.67% 손실 구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알테오젠은 2463억원어치 순매수했으며 평균 매수단가는 39만1017원으로 현재가 대비 16.5% 손실을 보고 있다. 또 에이비엘바이오를 1662억원가량 순매수에 나선 개인의 평균 매수단가는 18만2985원으로 집계돼 손실률이 49.50%에 달했다.
흥미로운 점은 바이오 업황 자체가 크게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 들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이전 성과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이전 마일스톤 합산 금액은 지난해 연간 규모의 약 62% 수준까지 도달했다. 하반기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는 업체들이 성과를 보여준다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수준에 근접하거나 이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격 바닥권 근접…추세 반등은 확인 필요”
결국 시장의 관심은 이번 반등이 단순한 기술적 반등인지, 추세 전환의 신호탄인지에 쏠린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주 주가가 이미 바닥권에 근접했지만 추세 반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도체 쏠림이 완화되고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지며 기술이전과 임상 호재에 다시 주가가 반응하기 시작하는지가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 후퇴는 상당 부분 선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남은 해결 과제는 섹터 순환매와 쏠림 완화”라고 진단했다.
이어 “코스닥 제약지수의 가격 조정 폭은 과거 대형 조정 국면의 하락권에 근접했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는 가격 바닥을 탐색하는 구간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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