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일 "쪼개기 후원? 기록 남는 멍청한 짓... 논리적으로 성립 안 돼"

김종훈 2026. 6. 10.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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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재판 끝장보도 2일차 밤 10시 30분] "소액 후원으로 충분"...배심원들 고개 끄덕, 검찰은 핵심 논리 못 흔들어

<오마이뉴스>는 8일부터 2주 동안 열리는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매일 오전·오후·저녁 등 세 차례 이상 연속보도한다(omn.kr/2il9y). 또한 매일 늦은 밤 재판이 끝난 뒤 오마이뉴스 법조팀 유튜브채널 '서초동 시끌법정'에서 재판 상황을 해설할 예정이다(www.youtube.com/@ohmynewsLAT). <편집자말>

[김종훈 기자]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충북 청주시상당구)의원. 2024-10-17
ⓒ 유성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기소의 논리적 허점을 드러내는 증언이 나왔다.

9일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 심리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 이 전 부지사의 정치자금 위반 사건 관련 증인으로 2021년 당시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 후원회 사무장을 맡았던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왔다.

이 의원은 법정에서 검찰 공소사실의 핵심 전제, '이화영 전 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공모해 9000만 원 상당의 '쪼개기 후원'을 받게 했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배심원단을 향한 이 의원의 설명은 복잡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재명 후보 후원회는 하루 만에 9억 원을 넘겼다. 최종 한도 25억6000만 원도 소액 후원으로 충분히 채울 수 있었다. 이메일 한 번만 더 돌리면 되는 상황이었다.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은 당시 대통령 후보에 도전할 만큼 인기가 있었다. 당시 소액 후원으로 한도를 채우는 게 어렵지 않다는 건 누구나 추론 가능했다."

결국 이 의원 설명의 핵심은 돈의 크기가 아니라 후원자의 숫자였다.

이 의원은 "선거에서 표를 얻으려는 사람은 (후원금은) 소액 다수가 훨씬 유리하다"며 "소액 기부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선거운동은 활발하게 이뤄진다"고 했다. 이어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노사모 이후 정치인들은 소액 기부자가 선거 승리의 핵심이라는 것을 철칙처럼 생각해왔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후원회 운영 방침도 설명했다.

그는 "후원회 기본 방침은 기업가 이름이 네이버나 다음에 검색돼 나오면 돌려주는 것이었다"고 했다. 반대로 "사회적 약자층, 어렵게 사는 분들이 5만 원, 10만 원을 낸 미담 사례가 있으면 후보에게 보고했고, 그런 경우 마음만 받고 돌려드리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원회가 원한 것은 '기업인 고액 후원'이 아니라 '소액 다수 후원'이었다는 것이다.

"후원회 기본 방침, 기업 이름이 나오면 돌려주는 것"

이 의원은 검찰 공소사실의 구조 자체도 "논리적 모순"이라고 했다. 그는 "쪼개기 후원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불법 정치자금을 받으려면 기록에 남지 않게 뒤로 봉투(돈)를 받아야 하는데, 쪼개기 후원은 기록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행위를 "누가 하냐"며 "멍청한 짓"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어 "불법 자금을 받을 사람이 기록에 남게 돈을 받겠나"라며 "조금만 고민해보면 하지 않을 방법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 의원의 일반적인 설명에 배심원석에서도 반응이 있었다. 이 의원이 "25억6000만 원 중 9000만 원은 반나절도 안 돼 찬다"라고 설명하자,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12명의 배심원 중 일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의원은 검찰이 기소한 9000만 원이라는 액수에 대해서도 "딱 떼어놓고 보면 큰돈처럼 보이지만 전체 후원금 25억6000만 원에 비하면 의미 있는 액수가 아니다"라면서 "양동이 물을 강가에 쏟으면 그 물은 미비한 것"이라고 비유했다.

검찰은 반대신문에서 "그래도 9000만 원은 적지 않은 돈 아니냐"고 물었지만 이 의원은 "의미 있는 액수도 아니고, 실제로 9000만 원은 반나절도 안돼 다 차서 의미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킨텍스 대표 맡은 이화영... 후원회 들어오는 것 자체가 구설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 2021-09-05
ⓒ 남소연
이날 이 의원의 증언은 검찰 공소사실과 여러 지점에서 충돌했다.

우선 당시 이재명 후원회는 애초 고액 후원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액 후원만으로도 충분히 한도를 채울 수 있었고, 기록이 남는 '쪼개기 후원'은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후원회가 이를 알았다면 오히려 막았을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에게 쪼개기 후원을 요청했다는 검찰 주장에는 논리적 모순이 있다는 게 이 의원 설명이었다.

이 의원은 이 전 부지사가 당시 이재명 후원회에서 어떤 직책도 맡지 않았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이화영 전 부지사는 후원회 관련 직책을 맡은 게 없다"고 했다. 당시 이 전 부지사가 킨텍스 대표였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전 부지사는) 킨텍스 대표였다. 후원회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구설이 있을 수 있어서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이 의원은 "이화영이 이재명 후원회 사무실에 왔느냐"는 질문에도 "(이화영이) 지나간 적은 있다.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고 밥을 한 번 산 적은 있다"고 답했다. 후원회 운영이나 모금에 관여했다는 취지는 아니다.

이 의원은 "저도 정치 인생이 걸린 일이었다"며 "구설 있는 일을 제 선거도 아니고 남의 선거에서 하겠나. 이득이 되는 것도 아닌데 이런 일을 할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화영 전 부지사도 정치인이다. 쪼개기 후원을 요청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질문은 이어졌지만, 이 의원의 핵심 논리를 흔들지는 못했다. 재판장도 중간에 "사실관계 위주로 질문해달라"고 정리했다.

증인신문 말미 이 의원은 이렇게 정리했다.

"상식 선에서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정치할 사람들이 불법 후원금을 받을 필요가 없고, 받으면 안 된다. 쪼개기 후원은 너무 리스크가 크다. 하고 싶어도 안 해야 하는 일이다."

이 의원에 대한 증인신문 뒤 이어진 쟁점별 의견진술에서 검찰은 김성태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의 요구 없이 자발적으로 불법 후원을 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이 전 부지사 측은 유죄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재의 공소사실은 오락가락하는 증인들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화영 국민참여재판은 10일부터 새로운 국면에 들어간다. 3일차 재판에서는 북한 산림복구 사업과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지방재정법 위반 혐의가 본격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안부수 전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등과 함께 북한 산림복구 사업을 추진하면서 실제 목적과 달리 공무원들에게 사업계획서와 심의자료를 작성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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