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기초연금 하후상박’ 시동…저소득 노인에 月40만원
정부가 저소득 노인이 받는 기초연금을 월 4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9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 노인에게 월 4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 개편안을 추진한다. 지금은 '노인 소득 하위 70%'를 수급 대상으로 삼지만, 앞으로는 선정 기준을 기준중위소득 100% 수준에 연동하고, 그 안에서 소득이 낮을수록 더 많이 받도록 급여를 차등화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기초연금은 올해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월 최대 34만9700원을 지급한다. 소득·재산을 합친 소득인정액이 단독가구 기준 월 247만원(부부 395만2000원) 이하면 받는다.
하지만 소득인정액이 0원이든 200여만원이든 받는 액수가 같아, 정작 가장 가난한 노인을 두텁게 보호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게다가 노인의 소득·재산 수준이 오르면서 선정기준액(247만원)은 기준중위소득(256만4000원)의 96.3%까지 근접해, 중산층 노인 상당수가 수급 자격을 갖추게 됐다. 반면 실제 수급자의 약 86%(2025년 9월 기준)는 소득인정액이 월 150만원 미만이어서, 재원을 저소득층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선정 기준을 당장 중위소득 50%까지 낮추면 지금 연금을 받던 노인 상당수가 대상에서 빠진다. 이 때문에 우선은 기준선을 기준중위소득 100%(2026년 단독가구 월 256만4000원)에 맞춰 현재 수급자는 계속 받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급여는 소득에 따라 달리 지급하며, 형편이 어려운 노인에게 40만원을 주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당장 선정 기준을 확 낮추면 기존 수급자 중 일부가 못 받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대상은 일단 중위소득 100%로 두고, 그 안에서 어려운 분들에게 더 드리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초연금 개혁 방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들어 거듭 띄운 기초연금 하후상박 구상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X에 “월 수입 수백만원 노인이나 (수입이) 제로(0)인 노인의 기초연금액이 같다”며 “이제는 일부는 빈곤 노인에게 조금 후하게 지급해도 되겠지요? 지금까지 지급되는 것은 그냥 두고, 향후 증액만 하후상박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적었다.
정부는 이번 개혁 때 ▲부부가 모두 수급자일 때 각각 20%를 깎는 부부감액 축소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자와 그 배우자에 대한 기초연금 지급 제한 완화 ▲생계급여 수급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깎이는 이른바 ‘줬다 뺏는’ 문제 완화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국민연금 수급액에 따라 기초연금을 깎는 연계감액은 당분간 손대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개편 방향은 정부가 연 전문가 포럼에서도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기초연금 개편방향 전문가 포럼’을 열고 노인빈곤 현황과 제도 개편 방향에 관한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이원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66세 이상 노인 빈곤율이 2022년 3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고 밝혔다. 그는 기초연금액의 정책적 인상이 중단된 2021년 이후 기초연금의 노인빈곤 완화 효과가 정체ㆍ약화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려면 급여액 인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옥금 국민연금연구원 연금제도실장은 목표 수급률 70%를 폐지하고 선정 기준을 기준중위소득으로 조정하되,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차등 급여를 지급하는 단기 방안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국민연금 성숙도와 노인빈곤 상황을 고려해 저소득 노인에게 집중하는 최저소득보장 제도로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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