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서울 집값 잘 막았다”지만…역대최고 14% 올라

김준영 2026. 6. 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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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취임 후 1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을 잘 막아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통계 흐름은 그렇지 않았다.

9일 KB부동산 월간주택 시계열을 통해 이 대통령 취임 직전 달인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을 보니 14.73%였다. 통계가 집계된 1986년 이래 가장 높다. 문재인 정부 초반 1년(2017년 4월~2018년 4월) 성적표(9.41%)를 넘었다. 이전 1위였던 노무현 정부 1년(2003년 1월~2004년 1월) 기록(11.68%)도 앞질렀다.

김영희 디자이너

전세도 강세였다. 이재명 정부 취임 1년간 서울 전세는 6.77% 올랐는데, 박근혜 정부 초기 1년(2013년 1월~2014년 1월) 상승률(9.48%)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박근혜 정부 초는 금융위기 여파로 매매가(-1.44%)는 떨어지고 반대급부로 전세가 오르던 시기였다.

김영희 디자이너

월세도 치솟았다. KB아파트 월세지수를 환산해 누적 상승률을 계산했더니 이재명 정부 1년간 서울 월세는 8.99% 올랐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출범한 정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문재인 정부 초 1년엔 0.15%, 윤석열 정부 초 1년(2022년 4월~2023년 4월)엔 4.92%였다.

박경민 기자

정부 출범 이후 대출 규제(6·27 대책),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10·15 대책),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지난달 10일) 등 고강도 규제를 잇달아 쏟아내면서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 초부터 이 대통령이 X(옛 트위터)를 통해 직접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발언을 이어갔는데 임대시장이 요동치는 계기가 됐다. 토허제 확대로 세 낀 매매를 막아 추가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기존 다주택자까지 집을 매물로 내놨기 때문이다. 노원구에 전세로 사는 30대 김모씨는 “계약 갱신권 사용으로 2년 더 거주는 가능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전세가격을 보면 2년 후 내가 서울에 살 수나 있을지 불안하다”며 “주변 매매가도 가파르게 올랐다. 갑자기 벼락거지가 된 것만 같아서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런 부동산 흐름은 6·3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통적으로 보수층이 많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해 지난 1년간 집값이 급등한 한강벨트 대다수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더 많이 뽑았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역 주민 입장에선 집값이 오른 게 내 탓이 아닌데도, 정부가 나서서 ‘투기꾼의 망국적 불로소득’ 같은 말을 하니 불편했을 수 있다”며 “정부가 자신들을 적대시한다고 느끼는 주민이 많았다”고 했다.

향후 나올 정책의 효과는 미지수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회견에선 “서구 선진국만큼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게 맞겠다”며 보유세 인상 방침을 못 박았다. 관련 부처는 오는 7월 발표할 예정인 세제개편안에 부동산세 인상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보유세 개편과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축소,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 등이 다음 카드로 거론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정부가 수요 억제와 세금 강화 신호를 반복하면 시장은 ‘앞으로 더 사기 어려워진다’는 불안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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