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안 아픈데?” 손목터널증후군 ‘의외의’ 초기 증상은

조재윤 기자 2026. 6. 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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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통증으로 시작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손목보다 손가락 끝 저림을 먼저 호소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밤마다 손이 저려 잠에서 깨면서도 손목이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도 흔하다. 미사튼튼병원 정형외과 정제원 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인데 왜 손가락 끝에만 증상이 있느냐고 묻는 환자들이 많다"며 "손목에서 눌린 정중신경의 영향이 손가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안쪽 수근관에서 정중신경이 압박받아 생긴다. 병의 시작은 손목이지만 증상은 신경이 지나가는 경로를 따라 나타난다. 손목 통증보다 손가락 끝 저림이나 화끈거림을 먼저 느끼는 환자가 있는 이유다.

이 신호는 밤이 되면 더 뚜렷해진다. 잠든 사이 손목이 구부러지거나 젖혀지면 수근관 내부 압력이 올라간다. 낮 동안 움직이면서 순환되던 체액도 밤에는 손과 팔에 머물기 쉽다. 낮에는 견딜 만했던 저림이 밤이 되면 심해지거나, 자다가 손이 저려 잠에서 깨는 증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정제원 원장은 "손끝 저림과 함께 야간 증상이 반복되는 것은 손목터널증후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상"이라며 "건초염이나 단순 손 피로와는 다른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손가락 저림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불편감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저림이나 화끈거림 같은 감각 이상으로 시작되지만 신경 압박이 계속되면 손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엄지손가락 힘이 약해지고, 심한 경우 엄지 아래 근육이 위축되기도 한다. 이런 변화는 조금씩 진행된다. 저림이나 통증처럼 새롭게 생긴 증상은 쉽게 알아차리지만 감각 저하나 근력 저하처럼 원래 기능이 떨어지는 변화는 놓치는 경우가 많다.

진단과 치료 여부는 증상과 검사 결과를 종합해 판단한다. 최근에는 미국정형외과학회(AAOS)가 제시한 CTS-6 평가도구를 활용해 손목터널증후군을 진단하기도 한다. 관련 증상과 진찰 소견을 종합 평가하는 방식이다. 경증 환자는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지만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근육 위축이 있거나 신경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도 조기 수술이 권고되기도 한다.

정제원 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저림 자체보다 저림의 양상이 변하는 시점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간헐적으로 나타나던 증상이 하루 종일 이어진다면 신경 압박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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