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톡]고환율 장기화, 지혜로운 선교의 길은 없을까
“사업은 잠시 중단하고 동반자 선교 길 찾으라”

해외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환율 변화에 무척 민감합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면서 선교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총회세계선교회(GMS)가 급박한 환율 변동성을 고려해 선교사를 대상으로 무이자 대출 등의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완벽한 대안이 되지는 못합니다.
선교지에서도 지출 예산을 아무리 줄인다고 해도 하던 사역을 갑자기 중단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최근 태국에서 사역하는 최승근 선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환율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선교사들은 환율에 민감합니다. 선교지에서의 수입이 거의 없는 재정구조이지요. 환율이 높아지면 선교비가 줄어 고통스럽습니다. 무역회사도 아닌데 아주 민감합니다. 한국이 요즘 증시나 수출이 잘 된다고 하니 반가운데 환율이 고공행진을 해서 저희는 몹시 어렵습니다. 선교비가 자동으로 20~30% 삭감 중이니 우리 선교사님들이 많이 힘드십니다.”
선교사들이 환율 변화에 유독 민감한 건 대부분 교회가 선교비를 원화 기준으로 책정하기 때문입니다. 선교비 통장에 약정된 원화를 매달 입금하면 선교사가 현지 화폐로 출금하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환율 변화에 따라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이죠. 선교비가 자동으로 20~30% 삭감된다는 최 선교사의 말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고통 분담을 위한 지혜가 필요합니다.
고환율에 따른 선교비 자동 감소를 막기 위해 처음부터 선교비를 달러로 책정한 교회도 있습니다. 서울 반포교회(강윤호 목사)나 전북 정읍성광교회(김기철 목사) 등이 대표적입니다.
김기철 목사는 9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환율이 너무 높아 솔직히 고민스러울 때가 있지만 달러로 선교비를 책정해 송금한다는 원칙은 유지하고 있다. 교회로서는 지출이 늘었지만, 선교지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윤호 목사도 “송금하는 날 기준 환율을 적용해 선교비를 보내 드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교회는 많지 않습니다. 차제에 선교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도 있습니다.
33년 동안 태국 선교사로 활동했던 강대흥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은 “높은 환율 때문에 선교지가 깊은 어려움에 빠질 때는 교회들이 한시적으로라도 달러 기준에 맞춰서 선교비를 보내 주는 게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선교사들도 이처럼 어려울 때는 큰 재정이 필요한 건축이나 장학 프로젝트 등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현지 교회나 교단과 협력하는 동반자 선교의 기능을 강화해 선교비 의존도를 낮추려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이를 구체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갈라디아서 6장 2절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희생과 지혜가 함께 필요할 때입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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