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투표용지 부족에 이어 분류기 고장…천안서 개표 지연
선관위 관계자 “원인 명확히 파악 힘들다”고 밝혀
민주당, “수십년 업무 기계 고장 파악 못하는 것 문제”

6·3 지방선거 당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분류기 고장으로 개표가 지연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9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일 충남도의원 비례대표 투표지 분류 작업이 진행되던 유관순체육관에서 투표지 분류기 12대 중 1대가 고장 났다. 오후 6시40분쯤 투표함을 열어 개표를 시작하자마자 발생한 일이었다.
선관위 측은 국민일보에 고장 난 분류기 사용을 중지한 뒤 다른 분류기를 이용해 개표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의 개표는 선거 다음 날인 4일 오전 8시를 넘어서야 완료됐다. 선관위는 관계자는 “개표 지연이 1시간 남짓 이뤄졌다”며 “원래 유권자 수가 많아 그쯤 개표가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역의 선거단위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로, 14개 읍·면·동 33만4758명의 유권자를 관할한다.
고장의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분류기 회사에서 온 현장 인원으로부터 자문을 받았는데, 변수가 워낙 많다 보니 이렇다 할 원인이 있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당 투표지 분류기 제조사는 H모 업체로, 1996년 ATM 지폐 분류기 업체로 시작돼 업력이 30년에 달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한두해 선거해본 것도 아니고 몇십년 된 업무에 있어 기계 고장 원인도 파악 못하는 게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경남 김해에서도 분류기 오작동이 발생해 개표가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분류기 중 1대는 컴퓨터와 네트워크 접속 오류가 발생해 개표를 시작하자마자 전원을 다시 켜야 했고, 일부 분류기에선 머리카락이나 먼지가 끼어 작동을 멈추는 ‘낌 처리’가 속출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캠프에 파견된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해가 가장 우호 지역이었는데 개표가 늦어서 다들 속이 터져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해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지선 개표는 통상 투표 익일 오전 10시에 마무리되던 것과 달리 4시간가량 지연돼 오후 2시에 종료됐다. 투표 마감으로부터 20시간이 걸린 셈이다. 김해 선관위는 19개 읍·면·동 42만1790명의 선거인을 관할한다. 단일 선거구라는 이유로 개표소가 한 군데에 불과하고, 8회 지선보다 투표율이 15% 포인트가량 상승한 점도 개표가 늦어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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