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아’의 바드를 풀 것인가?

원주를 넘어 대전으로 가는 건 단 두 팀뿐이다. 한화생명e스포츠와 T1, 젠지, KT 롤스터 중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진출하는 건 어느 팀일까. 로드 투 MSI의 최종장이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강원도 원주 DB프로미 아레나에서 열린다.
두 팀 다 미드·정글은 굳건…상체와 하체서 먼저 균열 낼 팀은
우선 12일엔 로드 투 MSI 3라운드에서 한화생명과 T1이 맞붙는다. 이기면 곧바로 1시드 자격으로 MSI에 진출. 그러나 쉽사리 승패를 점치기가 힘들다. 두 팀은 정규 시즌 동안 1승1패씩을 주고받았다. 성적도 1위(15승3패)와 2위(14승4패)로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정규 시즌 2라운드에 보여준 양 팀의 전력과 게임 양상은 정반대다. 한화생명은 ‘제우스’ 최우제·‘카나비’ 서진혁·‘제카’ 김건우로 구성된 상체 3인방이 주로 게임을 집도했다. 바텀 듀오는 상대의 3캠프 갱킹에 당해 주도권을 내주기도 하며 고저가 있는 경기력을 발휘했다. 반면 T1은 탑에서 ‘도란’ 최현준이 종종 흔들렸으나 그동안 바텀이 우위를 점하고 미드·정글이 기회를 창출해 승수를 쌓았다.

‘케리아’ 류민석의 바드를 풀 것인가
“T1전 준비는 바텀 밴픽이 너무 까다롭다”는 말은 녹음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매년 들린다. 까다로운 이유는 매번 다른데, 올 시즌은 바드가 핵심 원인으로 보인다. 올 시즌 T1 상대로는 대다수 팀이 바드를 고정 밴한다. 자신이 템포를 좌우하는 게임에 강한 류민석과 바드는 찰떡궁합이기 때문에, 그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BNK 피어엑스처럼 일부러 풀어주는 전략을 쓸 때도 있다. BNK는 지난달 T1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바드를 일부러 풀어주고 이즈리얼·니코 대 진·바드 구도를 만들었다.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판단이었다. BNK 박준석 감독은 “류민석이 잘하는 걸(바드) 풀어야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면서 “우리가 바텀 손 싸움을 유도하고, 라인전을 이긴다면 게임이 잘 풀린다고 생각했다. 이즈리얼·니코로 라인전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런 양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T1 임재현 감독 대행은 “상대가 바드를 풀 수도 있다고 봤다. 우리에게 바드를 주고 좋은 챔피언들을 대신 가져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류민석이 바드를 잡으면 질 경기도 이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는 바드를 뺏어오는 전략을 쓰는 팀도 있다. 지난 2라운드 맞대결에선 한화생명이 그랬다. 한화생명은 1세트 때 상대에게 1픽으로 바루스를 내준 뒤 자신들의 1·2픽으로 아지르·바드를 가져갔다. ‘페이커’ 이상혁과 류민석의 상징과도 같은 챔피언들이다. 한화생명의 이재하 코치는 “T1이 잘 다루는 픽을 우리도 많이 연습하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로드 투 MSI는 5판3선승제로 치러지는 만큼 두 팀이 영겁의 수호자를 시리즈 내내 밴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 챔피언을 언제 풀 것인지, 풀린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양 팀의 심리전과 손싸움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제국의 명령 리메이크…서포터 티어 변화 가능성은
로드 투 MSI는 26.11패치로 진행된다. 현재로서는 귀여운 벨코즈 스킨이 추가된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제국의 명령’이 리메이크되면서 루시안과 코르키의 파트너로 쓰였던 나미의 티어는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디플러스 기아 ‘루시드’ 최용혁은 지난 6일 한진 브리온전 후 인터뷰에서 “큰 변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나마 나미 정도가 (티어 픽에서)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루시안은 이미 나미보다 밀리오가 더 좋은 파트너로 평가받는 만큼 챔피언의 티어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팀들은 루시안·밀리오를 잡기 위한 조합을 연구 중이며 현재로서는 탈진을 선택한 자야·라칸이 가장 날카로운 수로 보인다.
라이엇 게임즈는 26.11패치를 통해 유틸 서포터를 약화하고 탱커 서포터를 강화했다. 이들은 패치 노트를 통해 “역할군의 균형을 맞추고, 근접 서포터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몇 가지 체계적 조정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선 로드 투 MSI 1·2라운드 경기에선 챔피언 티어 조정이 라이엇 게임즈의 의도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KT는 디플 기아전 1세트에서 애쉬·세라핀 상대로 진·노틸러스를 골랐다가 라인전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했는데, 고동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미드 주도권을 이용해 노틸러스와 함께 맵 컨트롤을 강하게 하려고 했는데 잘 안 풀렸다. 첫 바위게 교전을 하지 못하고 라인 싸움을 하면서부터 힘이 밀렸다”고 복기했다. 약 5일의 준비 기간 동안 탱커 서포터 활용법을 개선해올지도 관심사다.
또한 새 제국의 명령은 최근 솔로 랭크에서 다양한 챔피언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강력한 군중제어기(CC기)를 갖춘 미드 챔피언들 중 이 아이템과 궁합이 좋은 챔피언을 찾는 연구가 활발하다. 로드 투 MSI에서 미드라이너들이 새로운 챔피언, 새로운 빌드를 꺼낼지도 지켜봐야 한다. 정글러인 최용혁도 KT전 5세트에서 마오카이로 제국의 명령을 선택했다.
고동빈 감독은 디플 기아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어제나 오늘 경기를 보면 크게 메타가 바뀌었다고 느껴지는 픽은 없다”면서도 “다음 주에 경기를 치를 상위 팀들이 그런(새로운) 것들을 많이 연구해올 것”이라고 말했다. 상위 3강이 고 감독의 예측처럼 새로운 카드를 준비해올 것인가, 아니면 큰 무대인 만큼 보수적으로 나설 것인지를 예측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요소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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