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로 변질된 'NK세포'가 암 면역력 무력화"
만성적 환경 스트레스와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변질된 'NK세포'가 암 면역력을 무력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NK세포는 본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또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파괴하는 선천 면역 세포다. 하지만 연구에선 이 세포가 변질됐을 때 오히려 면역 반응이 낮은 '콜드튜머'의 발생 원인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콜드튜머는 면역세포가 종양 주위에 모이지 않거나 내부로 침투하지 못해 면역 항암제 반응이 낮아지는 일명 '차가운 종양'을 말한다.

한국연구재단은 문유석 부산대 교수 연구팀이 변질된 NK세포(에너지 활성 소진·부적응적 변화)가 암 조직에 지배적으로 유입·축적됐을 때 종양 제거 실패에 미치는 영향을 분자적으로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유방암·전립선암·난소암 등 면역 반응성이 극히 낮은 고형암 '콜드튜머'는 한국인 남녀별 최상위 발병 종양이다. 그간 이들 종양의 면역 반응이 불량(변질)해지는 원인으로는 환경적 요인과 생활 습관이 꼽혔다. 다만 원인을 추측했을 뿐 생물학적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대기·수질·식품 등으로 인체에 유입된 수만 종의 환경 내분비 교란 호르몬이 건강에 위협 요소가 되는 것은 널리 알려졌지만, 실제 종양 내부의 면역 세포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질병 악화 유도)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환경호르몬 교란 등 만성적 환경 스트레스 수용체 자극에 따른 종양 면역 반응을 분석해 암세포에서 유래된 인자(Gdf15)가 환경 스트레스 수용체 '아릴탄화수소수용체(AhR)' 신호를 촉진하는 과정에서 종양 면역 미세 환경이 재구축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릴탄화수소수용체는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과 결합해 세포 안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수용체로, 면역 반응 조절에 핵심 역할을 한다.
분석 과정에서 연구팀은 종양 안으로 유입된 NK세포가 아틸탄화수소수용체의 자극을 지속해 받을 때는 초기에 항암 활성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지 소진과 유전적 손상이 상승하는 '부적응 변질' 과정을 겪게 되는 것도 확인했다.
또 변질된 '불량 NK세포'가 암 조직 안에서 지배적으로 축적될 경우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 실패하고, 오히려 종양의 재발과 악화를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임상 데이터와 동물모델로 입증했다.
문 교수는 "연구팀은 유전적 요인이 아닌 만성적 환경 스트레스와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도 난소암·유방암·전립선암 등 면역 반응이 낮은 '콜드튜머'가 발생해 암 면역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며 "이는 NK세포를 단순히 양적으로 늘리는 치료법의 한계를 확인, 환경 스트레스에 따른 NK세포의 방지·회복하는 차세대 면역 항암제 개발 방향을 제시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지역대학우수과학자사업 및 박사후연구원(POST-DOC) 성장형 공동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 5일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신호전달 및 표적 치료'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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