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3축 투르비용’의 등장… 예거 르쿨트르의 신작 [더 하이엔드]

이현상 2026. 6. 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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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파인 워치 메이커 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가 ‘워치스&원더스 제네바’ 박람회에서 ‘Valley of Inventions(발명의 계곡)’를 테마로 내세우며, 이를 구현한 다양한 신제품을 공개했다. 지난 193년간 스위스 발레드주(Vallée des Joux, 주 계곡)에서 고급 시계 제작에 힘써온 배경을 바탕으로 올해 테마를 정했다.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퍼페추얼 캘린더'의 핑크 골드 모델 조립 과정. 두께 4.72㎜의 인하우스 셀프 와인딩 칼리버 868를 탑재했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새로 선보인 제품 중 선두에 선 컬렉션은 ‘히브리스 인벤티바’다. 워치메이킹 역사에 길이 남을 ‘발명품’ 개발을 목표로 단 하나의 컴플리케이션에 집중하는 새로운 시리즈로, 3축 투르비용을 탑재한 ‘마스터 히브리스 인벤티바 자이로투르비옹 아 스트라토스페르’가 그 주인공이다. 참고로 예거 르쿨트르는 2003년 복잡한 컴플리케이션 여러 개를 하나의 시계에 담아내는 ‘히브리스 메카니카’, 2014년 하이 컴플리케이션에 장인의 전통 공예, 즉 메티에 라르™를 접목한 ‘히브리스 아티스티카’ 시리즈로 기계식 시계의 특별함을 강조하고 있다.

3축 투르비용을 탑재한 ‘마스터 히브리스 인벤티바 자이로투르비옹 아 스트라토스페르’. 사진 예거 르쿨트르


이와 함께 브랜드는 대중적으로 큰 인기몰이를 할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공예 기법을 강조한 여러 종류의 아트피스를 선보이며 기술력과 대중성, 예술성까지 고려한 여러 가지 제품을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컬렉션(Master Control Chronometre Collection)
2026년 신작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는 50년대 처음 등장한 마스터 시리즈와 92년의 마스터 컨트롤을 잇는 컬렉션이다. 동시에 정확성 추구, 즉 컬렉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브랜드는 최근 HPG(High Precision Guarantee)라 칭한 새로운 인증 체계를 도입했다. 이 인증을 받은 첫 시계가 바로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다. HPG는 조립을 끝낸 완성 상태의 시계를 고도·충격·위치·온도 등 네 가지 조건에서 정밀하게 평가한다.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퍼페추얼 캘린더' 핑크 골드 버전. 라운드 케이스에 일체형 메탈 브레이슬릿을 연결한 새로운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라운드 케이스에 일체형 메탈 브레이슬릿을 적용한 새로운 디자인은 이번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컬렉션의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3열 구조 브레이슬릿에서 링크 양쪽을 연결하는 도핀 시그너처 링크가 시선을 끈다. 시곗바늘처럼 중앙이 솟아 각을 이루는 입체적인 형태가 개성적이다. 여기에 브러싱 가공으로 빛이 퍼져나가는 듯한 효과를 주는 선레이 그러데이션 다이얼(블루 또는 브론즈 컬러), 가늘고 긴 시곗바늘, 바와 아라비아숫자를 조합한 인덱스가 어우러진 덕에 절제되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

얇은 두께 덕에 착용감이 우수하다. 3열 구조 브레이슬릿에서 링크 양쪽은 연결하는 '도핀' 시그니처 링크가 처음 도입됐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는 기능에 따라 세 가지 버전으로 선보인다. 포인터 타입 날짜 창과 남은 동력 시간을 알려주는 파워리저브 표시창이 있는 케이스 지름 39㎜의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데이트 파워 리저브’, 3개의 시곗바늘과 날짜 창이 있는 38㎜ 크기의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데이트’, 2100년까지 별도의 날짜 조정이 필요 없는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퍼페추얼 캘린더’다.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의 크기는 지름 39㎜, 두께 9.2㎜다. 복잡한 기능을 갖춘 모델임에도 얇다. 두께 4.72㎜의 인하우스 셀프와인딩 칼리버 868 덕분이다.

(왼쪽부터)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퍼페추얼 캘린더,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데이트,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데이트 파워리저브. 스틸 또는 핑크 골드 케이스 버전으로 선보인다. 단, '데이트 파워리저브' 모델은 스틸 버전으로만 선보인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케이스 소재는 스틸과 핑크 골드이며, 데이트 파워 리저브 모델은 스틸로만 선보인다. 모든 시계는 스위스 크로노미터 공식 인증(COSC)을 획득했다. ‘크로노미터’란 이름은 이 인증을 받을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마스터 히브리스 인벤티바 자이로투르비옹 아 스트라토스페르(Master Hybris Inventiva Gyrotourbillon À Stratosphère)
혁신성을 갖춘 한 가지 컴플리케이션에 집중하는 히브리스 인벤티바 시리즈의 첫 결과물이다. 2004년 자이로투르비옹으로 시작한 다축 투르비용의 계보를 잇는 모델로, 이번에는 트리플 액시스(3축) 투르비용을 탑재했다. 실린더 형 밸런스 스프링과 세라믹 볼 베어링을 탑재한 세 개의 케이지가 각각 20초(내부)·60초(중앙)·90초(외부) 단위로 회전하며 중력이 정확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

오픈워크 플레이트와 브리지, 가운데를 벗어난 오프센터 다이얼 등 혁신적 구조 위에 수공 기요셰와 블루 에나멜, 래커 마감 등 전통 공예 기법을 더했다. 케이스 소재는 플래티넘이며, 크기는 지름 42mm, 두께 16.15mm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브랜드 측에 따르면 이 투르비용은 중력의 영향을 98%가량 상쇄한다. 3축 케이지의 무게는 0.78g에 불과하며, 189개의 부품으로 조립됐다. 이 케이지를 포함한 수동 무브먼트의 이름은 칼리버 178로 예거 르쿨트르가 자체 제작했다. 풀 와인딩 시 파워리저브는 72시간.

백케이스로 보이는 핸드 와인딩 방식의 무브먼트 178. 오롯이 예거 르쿨트르의 기술력으로 완성한 명작으로 꼽힌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기술력뿐 아니라 미학적 완성도 역시 돋보인다. 손목 위로 보이는 오픈워크 플레이트와 브리지, 가운데를 벗어난 오프센터 다이얼 위에 수공 기요셰와 블루 에나멜, 래커 마감을 더해 메종의 메티에 라르™(희소성 있는 장인의 전통 공예) 기법을 강조했다. 50m 방수 성능을 갖춘 케이스 소재는 플래티넘이며, 크기는 지름 42mm·두께 16.15mm다. 전 세계 20피스 한정 출시한다.

발레 데 메르베이유 (La Vallée des Merveilles™)
‘경이로운 계곡’을 뜻하는 캡슐 컬렉션으로, 세계 곳곳에 펼쳐진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시계에 담아냈다. 매뉴팩처가 자리한 발레드주의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얻은 영감이 컬렉션의 출발점이다.

발레 데 메르베이유 캡슐 컬렉션의 '리베르소 원 히비스커스 로사'. 하와이 카우아이섬에서 볼 수 있는 히비스커스 꽃과 벌새를 케이스 뒷면에 섬세하게 장식했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첫 번째 캡슐의 무대는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섬과 일본 홋카이도다. 그 풍광을 여성용 ‘리베르소 원’ 케이스 뒷면에 구현했다. 하와이는 푸른 히비스커스 꽃과 벌새를 다양한 방식의 에나멜링과 미니어처 페인팅으로 표현한 ‘히비스커스 시리아쿠스’, 같은 종의 붉은색 꽃과 벌새를 같은 방식으로 표현한 후, 배경을 다이아몬드 스노 세팅으로 채운 ‘히비스커스 로사’로 표현됐다.

(왼쪽부터) '리베스로 원 사쿠라'의 케이스 앞과 뒤, '리베르소 원 히비스커스 시리아쿠스'의 케이스 앞과 뒤. 모두 수동 방식의 칼리버 846을 탑재했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사쿠라’는 홋카이도의 벚나무, 하얀 두루미를 담은 후 다이아몬드와 블루 사파이어를 사용해 호숫가의 눈 부신 햇살을 표현한 작품이다. 케이스 전면의 다이얼은 머더 오브 펄 소재다. 일부 제품의 경우 케이스 뒷면의 장식이 앞면까지 이어져 입체감을 살렸다. 수동 방식의 칼리버 846을 탑재했다.

■ “예거 르쿨트르의 궁극적 목표는 완벽한 제품으로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것” _ 제롬 랑베르 (Jérôme Lambert) 예거 르쿨트르 최고 경영자 인터뷰

제롬 랑베르 예거 르쿨트르 최고 경영자. 사진 예거 르쿨트르


Q. 올해 주제가 ‘Valley of Inventions’이다. 어떤 의미인가.
“예거 르쿨트르는 1833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한 곳, 발레드주에서 매뉴팩처를 이어오고 있다. 이는 단순한 브랜드 서사에 그치지 않고 우리만의 일관된 철학과 노하우를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올해는 히브리스 인벤티바와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컬렉션 등 설립자 앙투안 르쿨트르의 발명가 정신을 반영한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계곡(Valley)과 발명(Invention)이라는 두 단어를 담은 이번 테마는 우리의 근본과 DNA를 드러낸다.”

Q. 히브리스 메카니카와 인벤티바 모두 ‘발명’을 상징한다 생각한다. 둘의 차이는 무언가.
“전자가 자이로투르비옹, 퍼페추얼 캘린더, 미니트 리피터 등 여러 하이 컴플리케이션을 결합해 기술적 성취와 독창성을 보여준다면, 후자는 단 하나의 컴플리케이션에 집중한다. 대신 그 기능은 워치메이킹 분야에서 전례가 없던 ‘발명’이어야 한다. 이번에 선보인 3축 자이로투르비옹 역시 그런 철학 아래 탄생했다.”

올해 발표한 3축 투르비용. 실린더 형 밸런스 스프링과 세라믹 볼 베어링을 탑재한 세 개의 케이지가 각각 20초(내부)·60초(중앙)·90초(외부) 단위로 회전하며 중력이 정확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 브랜드 측에 따르면 이 투르비용은 중력의 영향을 98% 가량 상쇄한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Q. 투르비용은 브랜드에 어떤 의미를 갖나.
“투르비용은 정밀성과 크로노미터 영역에서 예거 르쿨트르의 차별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기술 가운데 하나다. 우리는 단일 축 투르비용을 넘어 2축, 3축 구조를 차례로 선보이며 기술적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Q. 최근 시계 시장의 트렌드는 무엇이라 보는가, 그리고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작고 얇은 시계에 대한 만큼,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두께 8.4㎜의 '마스터 컨트롤 크로노미터 데이트' 스틸 버전의 모델 착용 사진. 사진 예거 르쿨트르


Q. 리베르소 컬렉션이 최근 한국 시장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원동력은 무언가.
“몇 년 후면 곧 100주년을 맞이하는 아이콘이다. 한 세기 가까운 시간 구축해 온 견고한 디자인 코드를 바탕으로 예술성과 기술력 측면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속해서 진화하는 모습이야말로 리베르소의 가장 큰 힘이다.”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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