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류에도 이란 폭격한 네타냐후… 중동 ‘확전 기로’
“결정은 내가” 트럼프 호언 안 통해
트럼프 요구에 이란군 “작전 중지”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 2개월 만에 서로의 영토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든 결정을 내가 내린다”고 큰소리쳤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군사행동을 저지하지 못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만류에 이스라엘에 대한 작전 중지 입장을 밝혔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7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 인근 라맛다비드 공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10여발을 발사했다.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공격한 것은 지난 4월 8일 미국과 휴전에 돌입한 후 처음이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모두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같은 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격에 대한 ‘대리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
확전 가능성에 트럼프는 즉각 양국을 만류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이번 공격은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내가 이란에 전하고 싶은 말은 미사일을 쐈으니 이제 그만하고 돌아와 합의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협상에 대해서는 “월요일(8일), 화요일(9일), 수요일(10일) 중으로 합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파이낸셜타임스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과 이란의 협상 결과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모든 결정을 내가 내린다. 그에게는 결정권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네타냐후에게 전화를 걸어 보복 공격에 나서지 말라고 요구했다”며 “이번 통화의 분위기는 차분했으며 트럼프가 언성을 높이지도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네타냐후에게 욕설을 섞어가며 “내가 없었다면 당신은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고 호통을 친 지난달 28일 통화보다 침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트럼프의 만류에도 8일 이란 수도 테헤란과 핵시설이 있는 이스파한, 북서부 타브리즈를 전투기로 폭격했다. 서부 카룬 석유화학단지도 공습을 당했다고 이란 메흐르통신이 전했다. 이에 IRGC는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중부 텔노프 공군기지, 북부 하이파 석유화학단지를 공격해 대응했다고 밝혔다. 예멘 후티 반군도 이스라엘 중부에 미사일을 발사해 이란을 지원했다.
같은 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미국과 사전에 조율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며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미국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러자 트럼프는 이날 재차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이란은 즉각 사격을 멈춰야 한다”고 올렸다. 이어 “무지와 어리석음에 방해받지 않는 한 평화를 위한 최종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언론에 낸 성명에서 “시온주의 정권에 고통스러운 대응을 가했으며 이란군의 작전 중지를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레바논 남부를 포함해 적들의 침략과 악행이 계속되면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압도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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