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한금융, 자본시장 중심 성장 전략 속도전
증권·자산운용 수익 다변화 방점

진옥동(사진)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임원들을 향해 성과를 내라고 주문하면서 자신의 인사권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인사이동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진 회장은 연임 확정 후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한 내부 회의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되 어떻게든 성과를 내도록 하라. 내 남은 임기 중 인사권이 가장 강한 시기는 지금”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회장은 지난 3월 연임이 확정됐다. 그의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연임 직후인 올해가 실질적으로 가장 강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을 상기시킨 셈이다.
임원들의 성과 압박이 커지면서 내부에서는 실적 평가 요소에 대해 예민해하는 분위기다. 신한금융은 최근 계열사를 평가하는 잣대를 바꿨다. 기존에는 계열사가 순이익을 얼마나 냈는지를 주로 봤다면, 이제는 주어진 자본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돈을 벌었는지를 따지는 모습이다. 같은 돈을 벌더라도 적은 자본으로 성과를 내는 계열사가 두드러지게 된다.
이 때문에 ‘캐시카우’로 불리던 보험사의 그룹 내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그룹자본수익률(ROC)을 보면 올해 1분기 증권·자산운용 부문은 29.5%를 기록했고, 보험 부문은 9.2%에 그쳤다. 보험업 특성상 자본을 많이 적립해야 하는 만큼 ROC 평가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워진 임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를 바꾸기 위한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자본시장 부문을 중심으로 그룹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8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급증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이 지속 가능하냐는 의구심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 실적은 주식시장 상황에 크게 좌우되는데, 자본시장 부문의 호실적이 증시 호황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진 회장이 인사권을 거론하면서 임원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이라며 “밀어주는 계열사는 따로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는데, 중장기적으로 자본시장 부문에만 힘을 실어주는 것이 그룹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증권·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그룹의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겠다”며 “비은행 부문과 균형성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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