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값 두 배에 샀다”…한투운용 ‘SK하이닉스 레버리지’, 50% 폭등 사고
기초자산 SK하이닉스 주가 고려 시 ‘이례적 현상’
장 마감 동시호가 구간서 LP 공백이 원인

8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전 거래일 대비 49.70% 오른 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초자산인 SK하이닉스가 이날 7.68%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통상 15% 안팎의 하락이 예상됐지만, 장 마감 직전 급격히 상승하며 상한가에 근접했다.
실제 같은 유형의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들은 15~16% 빠지며 기초자산 흐름을 반영했다. 이날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16.73%, ACE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16.34%,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15.35%, SOL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16.11% 하락률을 기록했다.

iNAV는 ETF가 담고 있는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뒤 좌수로 나눈 ‘1주당 실제 가치’를 실시간으로 추정한 지표다. 시장가격과 iNAV 간 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이 클수록 가격 왜곡이 심한 상태다.
이날 해당 상품의 시장가와 iNAV간 큰 폭의 괴리율이 생긴 건 장 마감 동시호가 구간에서 발생한 유동성 공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행 규정상 오후 3시20분부터 10분간 이어지는 동시호가 시간에는 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면제된다. 거래량이 적고 호가가 얇은 상품의 경우 이 시간대에 고가 매수 주문이 유입되면 가격이 급격히 튈 수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오늘 상황은 동시호가 직전부터 변동성 완화장치(VI)에 들어갔고, 이를 발견하면 즉시 LP들한테 호가를 잘 체크해 달라고 전달해야 하는데 그게 제대로 안되면서 벌어진 것 같다”면서 “장 막판 몇 분간이라 불가항력적인 측면도 있지만 리스크가 큰 레버리지 상품이라는 점에서 운용사가 조금 더 신경 써야 하는 건 맞다”고 말했다.
가격 왜곡은 장 마감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장 시작 직후에도 LP 호가가 충분히 쌓이지 않아 개인 투자자 주문만으로 가격이 형성되면서 기초자산 가치와 동떨어진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나 테마 ETF처럼 유동성이 낮은 상품일수록 이런 현상에 취약하다.
문제는 가격 정상화 과정에서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다음 거래일 개장과 함께 LP가 다시 호가를 제시하면 해당 상품 가격은 본래 가치 수준으로 빠르게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이날 장 막판 3만원에 매수한 투자자는 40~50%에 달하는 손실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구조적으로 어느 운용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며, 따라서 투자자가 ETF를 매매할 때 반드시 호가창의 NAV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가가 NAV보다 눈에 띄게 높다면 매수를 보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통 괴리율이 1% 이상 벌어진 상태에서 매입하는 것은 이미 마이너스 수익률을 안고 투자를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ETF 매매 시 NAV 대비 비싸게 사는 것은 밸류에이션을 높게 주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물건을 제값보다 비싸게 사는 행위”라며 “NAV와 최대한 근접한 구간에서 거래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투운용은 이날 “이번 일을 계기로 LP 호가 체계를 점검하고,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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