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보란듯 최고위원 사퇴…친명들, 김민석 지지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선 8일 6·3 지방선거 격전지 패배의 책임을 놓고 정청래 대표를 향한 ‘비 정청래계’의 공세가 본격화했다. 2028년 총선의 공천권을 쥘 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를 두 달 남기고 친청-비청간의 전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언주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6·3 지방선거 결과를 마주하며 민주당 최고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최고위원직을 내려놓고 평의원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온 이 최고위원의 사퇴에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 대표를 겨냥해서도 선거 책임을 지고 사퇴하거나 최소한 연임을 해선 안 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12대 4(광역단체장 선거 기준)라는 수치적 승리를 기록했음에도 서울시장과 경남지사,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등 핵심 격전지에서 패배한 데 대한 지도부 책임론도 이날 이어졌다. 염태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도부는 승리했다고 자평하지만, 주위 분들과 나눈 제 의견은 그렇지 않다”며 “국민이 보낸 ‘경고’를 승리라고 오독한다면 민주당은 향후 더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썼다. 선거 다음 날인 지난 4일 “전국적인 큰 승리”라고 자평한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직격한 것이다. 전남광주 통합시장 경선 문턱을 넘지 못한 김영록 현 전남지사(6월까지 임기)는 8일 MBC 라디오에서 “정 대표가 이번 경선 과정에서 자기 사람 심기, 줄 세우기를 했다”며 “(지사 임기가 끝나면 정 대표 연임) 반대 운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비청계의 공세가 커지면서 시선은 8월 17일로 이날 확정된 전당대회를 향하고 있다. 앞서 유력 주자로 꼽히는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7일 총리직 사퇴와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친명계를 비롯해 김 총리를 지지하는 몇몇 의원들은 이미 당내 의원들 규합과 지역 조직 관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8일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김 총리에 대해 “정말 뛰어난 리더십”이라며 “이제는 또 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도 친청과 비청 사이에선 엇갈린 해석이 나왔다. 친청계 의원이 “대통령이 ‘일하는 총리’를 명시하며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차기 총리로 지명한 것은 거꾸로 김 총리가 일을 잘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비청계에선 “김 총리 리더십에 대한 확실한 보증”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와 김 총리 간 전선에 또 다른 변수로 지목되는 것은 6·3 선거에서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 승리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다. 당내선 “정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전북 등 호남 민심을 많이 잃었는데, 호남 세가 강한 송 의원이 김 총리에 힘을 실으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 전 대표는 원내 복귀를 전제로 유력한 당권주자로 떠올랐었지만, 최근 주변에선 “당보단 입각에 뜻이 크다”는 얘기가 많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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