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깐부 회동’ 마친 젠슨 황, 본격 비즈니스 행보...SK·LG와 ‘AI 동맹’

이우림, 이영근 2026. 6. 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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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열린 엔비디아-SK 협력 관련 언론브리핑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뉴스1

방한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SK·LG그룹 최고경영진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부터 차세대 메모리 개발, 로봇·모빌리티용 핵심 부품 협업을 총망라하는 인공지능(AI) 생태계 조성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8일 오전 8시 30분, 황 CEO가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곳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이 그를 반겼다. 지난주 대만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2026’과 컴퓨텍스 행사를 포함하면, 최 회장과 황 CEO의 만남은 최근 일주일 새 5번째다.

양사는 공동으로 언론 브리핑을 열고 ‘AI 팩토리’를 위한 기술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공개했다. AI 팩토리는 엔비디아가 내세우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다. 범용 서버 시설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추가해 AI 연산을 처리하던 기존 AI 데이터센터와 달리, 설계 단계부터 ‘최저 비용·최고 속도의 토큰 생산’을 목적으로 구축되는 맞춤형 ‘지능 공장’이다. SK하이닉스는 AI 팩토리 구축에 필요한 차세대 메모리를 엔비디아와 공동개발하고, SK텔레콤은 AI 팩토리를 기가와트(GW)급 스케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황 CEO는 “AI는 이제 유용한 기술을 넘어 실제 수익을 창출하는 기술이 됐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동안의 협력이 주로 메모리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그룹 차원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군 ▶AI 가속기 ‘베라 루빈’ ▶중앙처리장치(CPU) ‘베라’ ▶AI PC ‘RTX 스파크’ ▶로봇용 컴퓨팅 플랫폼 ‘젯슨 토르’에 들어갈 메모리칩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구광모 LG회장이 8일 서울 영등포구 LG그룹 사옥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오전 10시에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났다. 약 1시간의 회동 직후 취재진 앞에 선 황 CEO는 가장 중요한 협력 분야 중 하나로 “로보틱스”를 꼽았다. LG전자는 엔비디아와 휴머노이드 로봇, 물류 로봇을 포함한 차세대 로봇 분야 전반에서 전략적 협업을 확대한다. 엔비디아의 아이작·그루트·코스모스 등 핵심 AI·로보틱스 플랫폼을 활용해 로봇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성능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AI DC 설계 부문에서도 협력한다. 황 CEO는 “미래 기가와트급 DC 시대가 열리면 극도로 발전된 냉각·전력 공급·DC 설계 기술 등이 필요한데 LG는 해당 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황 CEO는 “로봇 시스템부터 AI 팩토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업 스펙트럼 전반에서 우리는 하나의 거대한 팀(One giant team)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끈끈한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오른쪽)가 8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과 만났다. 이우림 기자

구 회장은 “엔비디아와 미래 방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AI 시대를 가속하기 위해 앞으로 많은 협력이 필요할 것 같다”며 “(황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로 초청하겠다는 이야기도 나눴다”고 말했다.

황 CEO는 최근 미국발 반도체 쇼크로 AI 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도 흔들림 없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AI는 이미 수익성이 증명된 산업이며 폭발적인 인프라 수요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한국의 AI 인프라 규모는 여전히 작아 훨씬 더 커져야만 한다”며 “오늘 주식시장이 저평가(Discount)돼 있다면 그것은 훌륭한 매수 타이밍(Good time to buy)”이라고 말했다.

이우림·이영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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