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이 본토 때리자 즉각 보복…트럼프 “합의 무산 원치 않아”

이란이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하자 이스라엘이 곧바로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중동 정세를 둘러싸고 다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격으로 합의가 무산되기를 원치 않는다며 양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 북부 본토를 겨냥해 15분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지난 4월 8일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효 이후 이스라엘 본토를 향한 이란의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 이스라엘 본토 겨냥 미사일 발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우주군이 이스라엘의 라맛 다비드 공군기지를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쐈다”며 “(이스라엘의) 도발이 반복되면 더 광범위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민방위사령부에 해당하는 국내전선사령부는 자국 북부 지역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다만 이스라엘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11발이 모두 이스라엘 방공망에 요격됐다고 전했다. 직접적인 인명 피해도 없었지만 대피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다쳤으며 요격된 미사일 파편으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공격 직후 성명을 통해 “이란의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은 모든 금지선을 넘고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며 베이루트 다히예 지역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은 앞서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에 있는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거점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의 공격이라는 의미다.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거점 공습으로 최소 2명이 죽고 2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즉각 재보복…이란 중·서부 공격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이스라엘은 즉각 재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 중부와 서부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국영 TV도 수도 테헤란과 북서부 타브리즈, 중부 이스파한 등 3개 지역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최근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미국과 이란 간 소규모 교전이 빈발해진 가운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에 이란의 보복, 이스라엘의 재보복까지 이어지면서 미국과 이란의 임시 휴전 체제가 위태롭게 흔들리는 형국이다. 종전 논의는 더욱 꼬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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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종전 협상에 도움 안돼” 자제 촉구
그간 여러 차례 “합의가 가까워졌다”고 말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갈등 고조를 진정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두고 “(종전) 협상에 결코 도움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매우 (타결에) 가까워졌다”며 “다가오는 주 월요일(8일)·화요일(9일)·수요일(10일) 중으로 합의문에 서명할 거라고 말하겠다. 그런데 지금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오는 11일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 전에 미·이란 간 휴전 연장 및 이란 비핵화 본격 협상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 서명을 강하게 원한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란 향해 “그만하고 합의하라” 종용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서는 “미사일을 쐈으니 이제 그만하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합의를 하라”고 종용했고, 이란 공격의 빌미가 됐던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을 두고서도 “기쁘지 않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 전화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이란과 최종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 때문에 이 합의가 무산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또 “지금 당장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애칭)에게 전화해 보복하지 말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미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스라엘군은 이란을 겨냥한 재보복을 실행에 옮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만류가 통하지 않았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NBC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 인터뷰에서는 종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란과 협력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회수 후 폐기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방송된 인터뷰에서 “우리가 우호적 관계를 맺기로 합의하면 우리는 모두 함께 갈 것”이라며 “현장에서든, 다른 곳으로 옮겨서든 우리가 그것을 반출해 폐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과의 합의가 무산될 경우에 대해서는 “군사력으로 매우 강하게 타격한 뒤 (우라늄 회수를 위해)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란과의 협상 상황과 관련해서는 “매우 근접해 있다”면서 “몇 가지 쟁점이 남아 있다. 큰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NBC 인터뷰서 설전 벌이다 ‘버럭’

이후 약 2분간 이어진 공방 끝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네 언론도, ‘미트 더 프레스’도 부정직하며, ABC·CBS·CNN도 마찬가지다. 이제 그만하자”고 말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순간 당황해 하는 웰커의 표정이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다.
다만 웰커는 이날 방송 클로징 멘트를 통해 “토요일(녹화 다음 날인 6일)에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다시 한번 이 프로그램 인터뷰를 하기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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