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자마자 PC방으로" 젠슨 황이 페이커부터 만난 이유
크래프톤·엔씨 수장도 PC방서 연쇄 회동
'리그 오브 레전드'의 살아있는 전설 '페이커' 이상혁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상혁은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게임 기술의 선도자인 젠슨 황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라며 "우리만큼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라고 밝혔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이상혁이 황 CEO에게 전달할 T1 유니폼에 직접 사인하는 모습이 담겼다. 황 CEO는 이를 환한 미소로 바라보며 '게임으로 연결된 만남'의 상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황 CEO의 이번 방한 행보에서 가장 눈에 띈 키워드는 단연 '게임'과 'PC방'이었다. 지난 5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그는 첫 일정으로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 T1 베이스캠프를 찾아 페이커를 비롯한 T1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단과 만났다. 회동에는 '도란' 최현준, '오너' 문현준, '페이즈' 김수환, '케리아' 류민석 등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e스포츠 발상지" PC방에서 꺼낸 엔비디아의 뿌리황 CEO는 T1 방문 현장에서 한국 게임 문화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한국을 e스포츠에 최적화된 시장으로 평가하며, 한국의 PC방 문화와 e스포츠 관람 문화가 엔비디아의 지포스 성장과 맞닿아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현장에서는 팬들을 대상으로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와 AI PC 플랫폼 'RTX 스파크' 관련 경품 이벤트도 진행됐다.

페이커 역시 이 만남을 "유의미한 시간"으로 표현했다. 프로게이머에게 그래픽카드는 필수적인 장비인 만큼, 게임 기술 혁신을 이끌어온 엔비디아 수장과의 만남이 특별했다는 취지다. 팬들은 두 사람의 만남을 두고 "신들의 만남", "젠슨 황 성공했네", "페이커도 보고 성덕됐다"는 반응을 보이며 뜨겁게 호응했다.
황 CEO가 PC방을 찾은 것은 단순한 팬서비스에 그치지 않는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으로 출발해 게임 그래픽 시장에서 성장했고, 이제는 AI 반도체와 로보틱스, 피지컬 AI 영역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넓히고 있다. 게임은 엔비디아의 과거이자 현재, 동시에 AI 시대로 이어지는 기술 실험장이 된 셈이다.
페이커 다음은 장병규·김택진…K게임과 AI 동맹 넓히는 젠슨 황황 CEO의 이번 방한 동선을 통해 명확한 메시지를 남겼다. 회의실보다 먼저 PC방을 찾았고, 재계 총수 못지않게 프로게이머와 게임 팬을 만났다. 황 CEO가 바라보는 한국은 반도체·AI 인프라 파트너일 뿐 아니라 PC방과 e스포츠를 통해 지포스 생태계를 키운 핵심 시장이다.
이에 황 CEO는 7일에도 PC방 행보를 이어갔다.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PC방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을 만났고, 현장에는 이강욱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와 장태석 'PUBG: 배틀그라운드' IP 총괄 등도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게임 AI, 피지컬 AI, 엔비디아의 AI PC 플랫폼 'RTX 스파크' 등 하드웨어·AI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황 CEO는 길 건너편 포탈 PC방으로 이동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만났다. 엔씨는 이날 '아이온2' 이용자 대상 라이브 행사를 진행했고, 황 CEO와 김 대표는 현장에 함께 등장해 이용자들과 소통했다. 황 CEO는 라이브 방송과 경품 추첨에도 참여하며 게임 팬들과 직접 접점을 만들었다.
게임업계에서는 황 CEO의 연쇄 PC방 방문을 두고 엔비디아가 한국 게임사를 차세대 AI 협력 파트너로 바라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중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게임 환경은 AI 캐릭터, 온디바이스 AI, 로봇 학습용 가상 시뮬레이션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특히 크래프톤과 엔씨는 게임 IP와 AI 기술을 결합하는 데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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