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둘 수 없다"…환율 급등에 靑, 직접 나섰다

정지서 기자 2026. 6. 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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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정부 차원 대응 체제 가동…작년 12월 불안국면과 비슷하게 인식

"환율 '레드라인' 근접…그래도 폭우는 지나간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560원대를 돌파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청와대가 외환시장 대응의 전면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며칠간 청와대 주도로 재정경제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이 잇따라 비공개 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주말에도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F4 회의)가 열리면서 사실상 범정부 차원의 대응 체제가 가동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청와대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난주 후반부터 외환시장 상황을 집중 점검하며 관계기관과 수시로 대응 방안을 논의해 왔다.

지난 4일 열린 F4 회의 이후에도 별도의 비공개 회의가 이어졌으며, 예고에 없이 주말에 진행된 긴급 F4 회의 직전에도 청와대에서 관계기관 간 추가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범정부 차원의 대응은 이달 들어 달러-원 환율이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은 데 따른 극도의 경계감으로 풀이된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5일 1,539.10원으로 서울 정규장 거래를 마친 이후 꾸준히 오름폭을 확대했다. 이후 미국 고용 지표 호조에 따른 강달러 흐름까지 더해지며 장중 한때 1,561.5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간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발생하며 커진 긴장감 탓에 달러-원 환율은 결국 지난 6일 오전 2시에 1,55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말 사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559.2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00원)를 고려하면 1,560.20원을 기록한 셈이다.

그간 정부는 1,500원을 웃도는 환율 수준을 '뉴노멀'로 보고 달라진 시장 상황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레벨 업 과정으로 인식해왔다.

하지만 단기간 내 1,560원을 넘어선 것은, 사실상 정부 차원의 개입과 대응을 필요로하는 '레드라인'에 근접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이번 대응은 통상적인 외환시장 점검 수준을 넘어 청와대가 직접 상황을 챙긴다는 점에서 내부의 경계감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실제로 청와대 안팎에서는 최근의 긴장감을 지난해 12월 외환시장 불안 국면과 비슷하게 인식하는 모양새다.

당시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됐고, 관계기관이 24시간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한 바 있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이 650억달러 한도의 외환스와프 거래를 1년 더 연장했는가 하면, 김 실장이 전례 없는 톤의 구두개입으로 달러-원 환율이 30원 이상 급락하며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청와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현재의 환율 상승을 경제 펀더멘털 악화에 따른 현상으로 보지 않고 있다.

최근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매도와 역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자리하고 있지만, 경상수지 흑자와 수출 호조 등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판단이다.

정부 내부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인식도 감지된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주식을 118조원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들이 최근에도 하루에 수조원 규모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같은 흐름이 장기간 지속되긴 어려운 만큼 수급 여건이 정상화되면 원화 가치 역시 회복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커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최근 환율 움직임의 상당 부분을 투기적 수요와 쏠림 현상이 증폭시킨 결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일 F4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NDF 시장을 통한 쏠림 현상을 지적하고 투기적 거래 및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점검 방침을 밝힌 것도 이러한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

무엇보다 청와대는 이번 대응을 일회성 조치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 공조를 강화하고 추가 대응에 나서는 등 지속적인 관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외국인 (주식) 매도세는 어느 정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폭우는 계속될 수 없고, 지나가기 마련"이라며 "경상수지도 견조하게 유입되고 있으니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안정적이다. 조만간 원화 강세 전환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재의 환율은 방치할 수 없는 레드라인에 근접한 수준"이라며 "특정 환율 레벨을 직접 타겟팅할 순 없지만 강도 높게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안에서도 외환시장과 관련해 관계 당국과 산업부까지 총 비상을 걸고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참석한 정책실장(울산=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2026.5.13 superdoo82@yna.co.kr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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