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사라지고 4심제 도입…후유증 우려 남겼다 [李 정부 1년]

김성진 2026. 6. 8. 05: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4일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 행사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검찰청은 폐지될 예정이고, 법원의 재판을 헌법재판소가 다시 한번 더 들여다보는 재판소원 제도를 도입해 3심제는 사실상의 4심제로 변화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속도전으로 지지층의 입맛에 맞는 가시적 변화를 만들었다는 평가와 함께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검찰, 증거 없이 고생하라고 기소”


검찰 수사·기소를 경험했던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검찰을 향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7일 대선 토론에서 “(검찰이) 아무 증거 없이 고생하라고, 그런 (범죄자)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나를) 기소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수사·기소를 함께하는 검찰의 구조 자체를 겨냥해 “검찰이 기소하기 위해 목표를 정해 놓고 수사한다”며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는 시스템을 끝내야 한다”(지난해 4월 25일 토론회)라고 강조했다.
김경진 기자

이후 민주당의 강공 드라이브 끝에 검찰청은 폐지되고 올해 10월부터 직접 수사권 없이 기소만 담당하는 공소청이 출범하게 됐다. 검찰이 주도적으로 행사하던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경찰, 정부의 특별사법경찰로 쪼개졌다.
지난 3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소청법안이 가결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법조계에서는 검찰 개혁 과정에서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책 마련이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찬운 전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한양대 로스쿨 교수)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남겨두고, 경찰 수사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 역시 “공소청 체제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형사소송법 개정을 정치권이 밀실 논의로 처리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반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수사·기소 효율을 해친다고 우려가 있지만, 검찰의 잘못된 수사·기소가 장기적 관점에서 오히려 비효율”(이윤제 명지대 로스쿨 교수)이라는 찬성 의견도 있다.


선거 직전 유죄 선고…“황당무계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5월 1일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환송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대법원의 빠른 판결은 대선을 코앞에 둔 이 대통령에게 악재였다. 이 대통령은 대선을 하루 앞둔 6월 2일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에 출연해 “나름 법조인으로 먹고 산 지 수십 년이고 산전수전 다 겪었는데 황당무계했다”며 “대법원이 증거도 안 보고 판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4일 제21대 대통령 취임 행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그전까지만 해도 법원에 우호적이었던 민주당도 돌변했다. 이 대통령 취임 후 민주당은 사법개혁을 내걸고 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등 사법 3법을 도입했다. 법 왜곡 명분으로 재판을 맡은 판사를 고소·고발할 수 있고(법왜곡죄), 최상급 법원인 대법원 판결을 헌재가 뒤집을 수 있고(재판소원제), 대법관의 권위를 약화(대법관 증원)하는 입법이었다.

김경진 기자

헌법학자인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명예교수는 “판사들이 법왜곡죄로 고발당할 가능성에 소신에 따른 판결하기를 주저라면서 재판 당사자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며 “재판소원은 각 분야에 혼란이 초래될 뿐 아니라, 사법권에 대한 헌법 규정에 어긋나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반면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법왜곡죄는 판사가 국민 상식상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막는 예방 기제”라며 “법원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할 아무런 이론적 근거가 없어 재판소원은 진작에 시행했어야 할 제도”라고 했다.

김성진 기자 kim.seongjin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