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 여파 언제까지… 코스피 덮친 ‘3대 악재’
반도체주 차익실현→변동성 확대
스페이스X 상장으로 ‘머니 무브’
외국인 119조 매도, 국민연금 변수

‘검은 금요일’을 맞은 코스피가 이번 주(8~12일) 높은 변동성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만 120조원 가까이 코스피 주식을 내다 판 외국인의 매도세가 더 지속할지가 관건이다.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의 인공지능(AI)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스페이스X 나스닥 상장 등 차익실현 욕구와 ‘머니무브’를 자극할 일정이 예정돼 있어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 주식을 약 119조500억원 규모 순매도했다. 다만 올해 첫 거래일 36.67%였던 외국인 비중은 오히려 상승해 지난 4일 기준 40.30%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시가총액이 급등한 영향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도는 주도주 급등에 따른 리밸런싱 차원 매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셀 코리아는 아니다’는 진단이지만 외국인 순매도는 코스피 변동성을 높이는 불안 요소다. 외국인은 최근 20거래일 연속 총 70조원이 넘는 규모를 순매도했다. 지난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78.82포인트(5.54%) 급락한 8160.59에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2조7814억원, 기관은 1조3808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그간 개인의 수급이 코스피를 떠받쳐왔지만 반도체 주식 차익실현 욕구에 지수 하락폭이 커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실현을 도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이례적으로 기금운용위원회를 두 차례 개최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5.9% 포인트 높이면서 국내 주식을 보유하기로 했다. 시장이 우려했던 대규모 연기금 매물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는 차익실현 부담을 덜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라는 ‘자본시장 고래’가 함께 팔면 매도 실익이 크지 않고 충분히 팔지 못한다”며 “국민연금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지 않게 되면서 손쉽게 차익실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는 반도체주 중심의 높은 변동성이 예상된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지난 5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전 거래일보다 30.51% 폭락했다. 올해 들어 최대 낙폭이다. 한국시장을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EWY)는 14.11% 급락했다. 같은 날 독일 증시에서 거래되는 SK하이닉스 해외예탁증서(DR)는 20.53%, 삼성전자 DR은 9.21% 각각 하락했다.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이 오는 12일(현지시간)로 다가온 것도 외국인 순매도 행렬을 부추긴다. 미국 투자은행(IB) JP모건은 스페이스X 상장으로 지수 흐름을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자가 미국 빅테크에서 약 950억 달러의 자금을 빼낼 것으로 전망했다. 대규모 머니 무브 가능성이 제기된다.
참여 금액이 10만~300만 달러라 자산가들에게 한정된 국내 스페이스X 청약은 1분 만에 완판됐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4일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 3억 달러 규모의 물량이 즉각 소진됐다. 8일 진행되는 2억 달러 규모의 2차 청약도 조기 마감될 전망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스페이스X 상장이 글로벌 유동성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며 “글로벌 증시 대비 급등세를 보인 코스피에서 자금 이탈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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