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젠슨 황 방한의 의미는… 열광 대신 실력 키울 때다

2026. 6. 8.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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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피지컬 AI 동맹’ 구축 의도
내실 다져야 AI·로봇 허브로 도약
규제 개혁 등으로 실속 확실히 챙겨야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의 한국식 호프집 '99치킨'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제프 피셔 엔비디아 수석부사장(왼쪽에서 두번째), SK하이닉스 김주선 AI인프라 총괄(왼쪽에서 네번째), 카우식 고쉬 엔비디아 부사장(왼쪽에서 다섯번째) 등 양사 직원들이 만찬 회동을 하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에 이어 한국을 두 번째로 찾았다. 시가총액 세계 1위이자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지배하고 있는 기업의 CEO이기에 가는 곳마다, 하는 말과 행동마다 환호성을 자아냈다. 그는 “한국은 AI에 투자할 수 있는 위대한 미래”라고 극찬을 아끼지도 않았다. 하지만 무조건 열광만 할 때가 아니다. 황 CEO는 철저한 기업인이다. 우리 산업 생태계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든지 내민 손을 거둬들일 수 있다. 내실을 다져 ‘AI·로봇 허브’로의 확고한 도약을 준비하는 게 관건이다.

황 CEO는 지난 5일 입국한 뒤로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PC방을 찾았고, 삼겹살 저녁을 먹었으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주요 그룹 총수와 회동하고 프로야구 시구 행사도 소화했다. 만난 주요 인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이다. 그는 “한국에 큰 선물로 엔비디아의 4개 새로운 사업을 가져왔다. 한국은 정말, 정말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AI 연구센터 설립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평일이 아닌 주말을 끼고 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신규 계약 체결 등 실무적 행보라기보다는 비즈니스 네트워크 형성 및 관리에 가까워 보인다. 특히 만난 사람과 동선, 내놓은 발언을 따라가다 보면, 이번 방한의 최대 목적은 ‘피지컬 AI’를 지목한다.

황 CEO의 행보와 발언은 한국을 피지컬 AI의 거점으로 삼으려는 전략을 드러낸다. 엔비디아는 AI 플랫폼, 특히 피지컬 AI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메모리 반도체, 스마트 팩토리, 초거대 AI 모델을 두루 갖춘 한국은 최적의 파트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강국이고, 소프트웨어에서부터 제조업 인프라까지 모두 갖췄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셈이다. 다만, 로봇을 포함한 피지컬 AI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 그렇기에 열광만 할 게 아니라 실력을 키우고 실속을 챙겨야 한다. 정부 주도로 더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 규제 개혁, 스타트업 육성 등에 매진해 ‘AI 사이클’에 올라타야 한다. 기회가 언제나 찾아오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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