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도 후보물질도… “K바이오 상반기 기술수출 13조”
임상 데이터 쌓이자 몸값 뛰어
고령화·비만 관련 치료제 성장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기술수출이 올해 상반기 약 13조원 규모를 기록했다. 여러 의약품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뿐 아니라 임상 2·3상 단계의 신약 후보물질까지 대형 계약에 성공하면서 기술수출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알테오젠을 시작으로 이달 한미약품과 오스코텍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체결한 주요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은 총 8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계약 규모가 공개된 7건의 누적 금액은 약 13조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기술수출은 알츠하이머병과 비만 등 대형 시장을 겨냥한 후보물질이 주도했다. 가장 규모가 큰 계약은 지난 5월 아리바이오가 중국 푸싱제약과 체결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 기술이전으로, 총 47억 달러(7조원)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지난 1일 미국 일라이릴리에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를 최대 12억6000만 달러(1조9000억원)에 이전했다. 큐라클과 공동 개발사 맵틱스는 지난달 미국 메멘토메디슨스에 망막질환 이중항체 후보물질 ‘MT-103’을 10억7775만 달러(1조6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 하며 뒤를 이었다.
플랫폼 기술과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도 굵직한 계약이 이어졌다. 오스코텍은 지난 1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세비도플레닙’을 미국 아지오스에 최대 6억6500만 달러(1조원)에 넘겼다. 알테오젠은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ALT-B4’를 앞세워 지난 3월 바이오젠과 5억7900만 달러(8700억원), 지난 1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자회사 테사로와 2억8500만 달러(약 4300억원) 규모 계약을 잇달아 성사시켰다. SK플라즈마는 지난 3월 튀르키예 프로투루크와 6500만 유로(1000억원) 규모의 혈장분획제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기술수출의 특징으로 플랫폼 기술 강세와 후기 임상 자산에 대한 관심 확대를 꼽는다. 플랫폼 기술은 다양한 의약품에 적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고, 후기 임상 자산은 개발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선호도가 높다. 검증된 플랫폼 기술과 임상 데이터를 갖춘 후보물질을 중심으로 대형 계약이 이어지는 배경이다.
기술수출 대상 질환도 과거 항암제 중심에서 알츠하이머병·비만·자가면역질환·희귀질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령화와 비만 인구 증가로 관련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데다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기술 확보 경쟁이 다양한 영역으로 번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기존 주력 제품의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감소에 대비해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외부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유망 후보물질과 플랫폼 기술에 대한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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