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의 중국 읽기] 대만은 회색 코뿔소

우크라이나나 이란 전쟁을 보며 늘 떠나지 않는 걱정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대만 사태와 마주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중 후 불안은 더 커졌다. 대만을 협상카드로 삼는 듯한 트럼프를 향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은 대만을 지킬 것이냐”고 따지듯 물었다.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의 평화는 물과 불처럼 서로 용납할 수 없다(水火不容)”고도 말했다. 대만 독립 문제가 대만 사태의 뇌관임을 짐작게 하는 발언이다. 한데 문제는 뭐가 대만 독립이냐에 대해 미·중·대만의 생각이 제각각이란 점이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대만과 중국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 게 대만 독립이라 말한다.

트럼프는 대만이 새로 국가 성립을 선포하는 것처럼 법리상 독립을 추구하는 것이라 본다. 그러나 중국은 다르다. 중국이 대만에 대해 주권을 갖는 걸 받아들이지 않는, 즉 중국으로의 통일을 거부하는 게 곧 대만 독립이다. 현재 대만의 독립 희망자는 약 20%, 현상유지는 60%가 넘는다. 변화를 바라지 않는 이가 다수다.
결국 대만에서 일이 터진다는 건 인내심에 바닥이 난 중국이 적극적으로 통일 시도에 나서면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날이 올까? 물론 쉽지는 않다. 미국이 개입할 수 있고, 중국군 지휘부가 부패 숙청으로 홍역을 앓는 등 악재도 많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대만은 회색 코뿔소다. 간과하기 쉬운 엄청난 위험이다. 특히 대만 문제 해결에 시 주석의 집권 명분이 걸린 점 등을 고려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솔직히 우크라이나나 이란 전쟁을 사전에 예측한 이가 있었나. 설마 또는 별일 없을 거란 안이한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위험이란 인식하에 국가나 기업 모두 미리미리 대비 태세를 갖춰 놓는 게 상책이다.
만사 불여튼튼이라 하지 않던가.
유상철 중국연구소장 차이나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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