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신뢰잃은 기관, 존재 의미없다…선관위 검경 합동수사”

이재명 대통령은 6·3 지방선거에서 벌어진 투표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7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사건 전말을 밝히기 위한 검경의 합동 수사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선관위는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국민의 참정권 행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며 “사고 자체도 납득하기 어렵지만, 이후의 대응과 국민에 대한 해명 또한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정부를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선 “이번 사안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조속히 국정조사를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선관위 관련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역시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행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할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선관위원장이 국가 5부 요인으로 규정된 이유는 선관위가 행정부·입법부·사법부와 마찬가지로 그에 상응하는 권한과 의무, 책임을 지닌 독립기관이기 때문”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잃은 독립기관은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선관위를 향한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지난 3일보다 더 강경해졌다. 이날엔 “매우 큰 유감”이라면서도 선관위의 자정 노력에 더 방점을 뒀다. 이 대통령은 “관계기관은 행정부가 가진 권한과 책임을 모두 사용해서 문제 발생 이유를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선관위에 대한 (행정부의) 직접적 제재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선관위는) 스스로 철저한 점검과 필요한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야권에선 스타벅스 ‘탱크 데이’ 이벤트를 향한 이 대통령의 강한 언급과 비교하며 ‘선택적 분노’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5일 “철근 누락부터 스타벅스까지 오만가지 전장에 플레이어로 참여한 이 대통령의 (투표지 부족 사태를 향한) ‘적절한 대책을 조속하게 마련해 주기 바란다’는 공익광고스러운 말씀은 어불성설”이라며 “선택적 분노냐”고 따져 물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선관위를 향해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 김 총리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선거 관련 전·현직 총학생회 대표 간담회’에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선관위의 일정 이상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은 다 물러나야 할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들어본 적도 없고 있을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이해도 안 가고 용납될 수도 없는 일이어서 이에 대한 문제 제기와 분노는 당연하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진상 규명을 위해) 현행법률상 가능한 방법이 있다면 모든 방법을 다 쓰겠다.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개정까지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선관위가 투표와 선거관리에 대한 권한을 독점적으로 갖고 있고, 감사원을 포함해 외부에서 통제하거나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큰 문제”라며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총리는 재선거 주장에 대해선 “조금 토론해 볼 사안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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