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 외친 2030…이준석엔 “나가라” 정치권 개입 선 그었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정치적 시위’로 변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이번 시위에 일부 부정선거론자들도 참여하면서 현장은 ‘정파 중립론’과 ‘음모론’이 혼재된 상태다.
7일 오후 6시 현재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은 시위 참가자 대다수가 30대 이하로 보일 정도로 2030이 많았다. 경찰 비공식 추산 2만5000여명에 달했다. 이들은 구호를 “재선거”로 통일하면서, 다른 구호나 발언에 정치적 메시지가 섞이는 것을 경계하고 있었다. 한 참가자가 벽에 손으로 써 붙인 종이에는 “우리의 목소리가 왜곡되지 않도록 ‘재선거’ ‘참정권 침해’ ‘애국가’만 외쳐 달라”며 “다른 의견, 구호는 멈춰 달라”고 적혀 있었다. 이 종이 내용은 인공지능(AI)으로 이미지화돼 온라인에서도 공유되는 중이다.

━
현장 찾은 이준석엔 “나가라”
시위 현장에선 ‘특정 정당 X, 국민 개인 O’ 등 정파성을 경계하는 팻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는 그냥 투표가 하고 싶을 뿐이에요’ ‘첫 투표에 참정권을 침해당했습니다’ 등 중립성을 강조한 문구가 다수 있었다. 시위 참가자 등이 모인 온라인 대화방에서도 “특정 정당, 인물, 갈라치기 등 이 방 목적과 부적합한 톡은 신고·내보내기 된다”고 반복해서 공지하고 있었다.

시위 현장을 찾은 정치인에게는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2시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현장을 찾았을 당시에는 이 대표와 ‘셀카’를 찍는 사람이 있는 한편, 그에게 “나가라”고 고함치는 사람도 있었다. 시위 첫날인 지난 5일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청와대 인근에 집회 신고를 했다며 “청와대로 와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곳 시위 참가자는 ‘청와대 가지마’ ‘선동주의’라며 반대하는 팻말을 만들어 대응했다. 실제로 이후 청와대에서 열린 시위에선 이재명 대통령 책임론을 주장하는 등 정치적 발언이 이어지며 송파 시위와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정치권의 개입에 대해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선거 공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
부정선거론과 혼재된 모습도
경남 마산에서 함께 온 자매 손모(31)씨와 동생(28)은 “정치적인 뜻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고,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당한 것에 분노해서 왔다”면서도 “우리는 ‘윤어게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런 것 때문에 계엄을 했나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그래도 이 시위는 윤어게인과 분리돼야 하는 사안이라 생각한다”며 “조금이라도 폭력이 있으면 꼬투리가 잡히니까 무조건 평화 시위를 독려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했다.

전반적인 시위가 정파적 편향을 경계하는 모습이지만, 일부는 부정선거 등 음모론에 호응하는 모습이 여전했다. 현장에선 “중국 공산당 나가라” “경찰을 사칭하는 중국인이 국민을 때렸다”는 등 이번 상황과 무관한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전날 현장을 찾아 “이번 선거는 명백한 부정선거”라며 “중국과 친북좌파, 현 정부로 인해 위험에 처했다”고 발언하자, 시위 참가자들이 환호하기도 했다.
이번 시위가 이어지는 동안 2030 참가자는 자발적으로 간식과 음료를 나누며 질서를 지키려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가운데 2030 남성 참가자는 초록 테이프로 견장을 만들어 붙이며 자체적인 질서 유지 조직을 만들었고, 경찰 교대 인력에게는 길을 터주며 손뼉을 쳐주기도 했다.
임성빈·이규림·김창용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후세계 있다”는 서울의대 교수, 방광암 걸리자 한 일 | 중앙일보
- 스페이스X 올라탈 ETF…“지금 사라” vs “반년 뒤” 갈린 이유 | 중앙일보
- 치매 직전 뇌, 이 금속 없었다…“물 잘 마셔라” 뜻밖 예방법 | 중앙일보
- 단순 가려움증인 줄 알았는데…암이었다, 이게 무슨 일? [Health&] | 중앙일보
- 성매매 민원 터졌던 ‘박카스 할머니’…인천 만월산에 다시 떴다? | 중앙일보
- 일진과도 맞짱 뜬 ‘고1 한동훈’…금목걸이 장발로 서울대 뒤집다 | 중앙일보
- ‘민주당 이변’ DJ 고향을 잃었다…신안군수 5선 실패 뒤 ‘진짜 민심’ | 중앙일보
- ‘적국의 땅’ 美서 경기 치르는 이란…4년전처럼 국가 안 부를까 | 중앙일보
- “회차당 무조건 커플 탄생”…Z세대 열광 ‘셋로그 3일팅’ 뭐길래 | 중앙일보
- 우회전 보행자 교통사고...딱 이것만 잘 지켜도 사고 안난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