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95% 장악한 내시경 시장…국산 AI 로봇 내시경 도전장

김종화 2026. 6. 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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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창업기업 메디인테크, 서울대·서울대병원·DGIST와 228억 국책사업 착수
AI 자율조향·초정밀 치료 자동화 구현…"50년 수동 내시경 한계 넘는다"

일본 기업들이 95% 이상 점유하고 있는 글로벌 연성 내시경 시장에 국내 산·학·연·병 '드림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공지능(AI) 기반 자율 조향 기능과 초정밀 치료 기술을 갖춘 차세대 로봇 내시경 개발에 나서면서 의료기기 국산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연구원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된 창업기업 메디인테크가 서울대학교병원, 서울대학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KERI와 함께 'AI 기반 자율 조향 및 초정밀 치료 술기 자동화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지능형 로봇 내시경 플랫폼 개발' 과제에 착수한다고 7일 밝혔다.

KERI 기술창업 기업인 (주)메디인테크의 연성 전자내시경 장비. KERI 제공

이번 과제는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며 올해 4월부터 2031년 12월까지 총 228억원 규모의 연구비가 투입된다.

현재 위암과 대장암 검진에 사용되는 연성 전자내시경 시장은 일본의 올림푸스와 펜탁스, 후지필름 등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의료진이 손으로 다이얼을 돌려 조작하는 방식이 수십 년째 유지되면서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진단 품질과 환자 통증 정도가 달라지는 한계도 지적돼 왔다.

연구진은 기존 메디인테크의 전동식 내시경 기술에 AI를 접목해 내시경 스스로 최적 경로를 찾아 이동하는 'AI 자율 조향' 기술을 구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검사 시간을 단축하고 환자 불편을 줄이는 동시에 검사 품질을 표준화한다는 목표다.

연구 범위는 진단용 내시경을 넘어 치료 영역까지 확대된다. 연구진은 십이지장경과 담도경 등 특수 내시경 분야는 물론, 좁은 장기 내부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초소형 다관절 수술 기구를 개발해 병변의 파지·견인·절개·봉합 등 고난도 치료를 지원하는 로보틱스 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다.

병변을 관찰하고 진단 및 치료하는 연성 전자내시경의 '스코프(scope)'. KERI 제공

기관별 역할도 세분화했다. 메디인테크가 지능형 전동식 로봇 내시경 플랫폼 개발을 총괄하고, 서울대학교병원은 임상시험과 기술 검증을 맡는다. 서울대학교는 진단 및 수술 보조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며, KERI는 광학 및 영상 처리 기술을, DGIST는 로봇 내시경 구동 핵심 요소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배영민 KERI 전기의료기기연구단장은 "연구원이 축적한 전자내시경 원천기술과 산·학·연·병의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독점 체제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국산 로봇 내시경 플랫폼 구축에 기여하겠다"며 "연구 성과가 스핀오프 기업을 통해 사업화로 이어지는 대표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남균 KERI 원장은 "2034년 약 411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의료 내시경 시장에서 국산 기술의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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