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의 애달픈 사부곡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박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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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던 중 선친 이야기를 꺼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 ⓒ 소중한 |
아직도 그 노래가 귓전에 맴돈다. 김부겸 후보가 투표 전날 마지막 유세장이었던 동성로 광장에서 불렀던 노래다.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바치는 사부곡이라고 했다.
내가 사는 곳은 대구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전 국민의 관심을 받던 곳이다. 지방선거는 끝났다. 대구에선 2번 후보가 당선되었다. 막바지 서너 번, 나는 김부겸 후보의 유세장을 찾아다녔다. 대구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은 뜨거웠다. 나처럼 자발적으로 유세 현장을 찾는 시민들이 많았다. 그들의 적극성에 놀랐다. 후보 역시 뜨겁고 절절했다. 불볕 아래 연일 계속된 유세와 현장 누빔으로 피로가 누적되었을텐데도 가슴 속 불덩이를 토해내는 듯 연설을 했다. 듣다 보면 먹먹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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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부겸 유세현장 시민들 선거운동 마지막날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의 동성로 유세장에 모인 시민들 |
| ⓒ 박영숙 |
"대구 사람들, 정말 바보 아닌교. 똥막대기라도 빨간색 꽂았다카믄 무조건 뽑아주니까 글마들이 대구를 우습게 보는 기라요. 이번엔 확실히 바꽈야지예."
대구에서 처음 들어보는 답이 돌아왔다.
주변 지인들도 달라졌다. '민주당은 싫지만 김부겸은 찍는다.' 거의 윤어게인 쪽에 가까운 지인과 친척에게서도 이런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바뀌겠구나. 내 고향 대구가 바뀌겠구나.' 가슴이 설렜다. 김 후보는 그만큼 오랜 세월 이곳 대구에서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투지를 불살라온 사람이었다. 고향 대구에 애정을 쏟아 온 것을 알기에 이런 반응이 가능했다.
또한 대구의 경제 사정이 그만큼 절실하고 절박했다. 아시다시피 지방의 모든 도시가 소멸 위기에 처해 있지만, 대구는 더욱 심한 처지다. 지역 내 총생산이 전국 꼴찌를 차지한 지 수십 해 되었다. 타지에서 온 사람들은 대구의 물가가 싼 것에 놀라곤 하는데, 물론 대구에 물산이 풍부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만큼 경제력이 약하니까 물가가 오를 수 없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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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부겸의 사부가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선거운동 마지막 날 동성로 유세현장에서사부가를 부르는 모습 |
| ⓒ 박영숙 |
대구 사람 중에 독재자가 된 사람도 많지만, 독재에 항거한 사람들도 많다. 이승만 독재에 가장 먼저 깃발을 든 2·28 의거도 대구에서 시작되었다. 박정희 유신 독재에 저항했던 인혁당 사건도 대구 경북의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위정자들이 파놓은 덫인 지역주의에 매몰되면서 그러한 흐름은 다소 약해졌지만, 아직도 그런 정서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들이 스타벅스 다니잖아. 그런데 정부에서 불매에 앞장서서 지금 타격이 얼마나 큰지 몰라. 이 정권이 싫어. 그렇지만 김부겸이는 찍는다."
이웃의 지인이 내 권유에 이렇게 말했다. 개인적으로 스타벅스 불매 운동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 경영자의 역사 관념 부재와 그릇된 역사 인식에 경종을 울리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는 생각도 한다. 다만, 그것은 국민의 자발성에 맡겨놓는 것이 더 현명했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와 집권당이 앞장 서고 조장하는 듯한 분위기는 반드시 그것에 반감을 갖는 사람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공소 취소 특검법 발의 시도 등 여러 가지를 예로 들 수 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집권당은 야당과는 다르고,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담담하게 균형자로서 지켜봐야 할 일도 있다는 것과 적절한 시점의 선택에 신중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일들은 시민들에게 현 집권당의 독선으로 비쳐서 이번 선거, 특히 대구 선거에 악재로 작용했다. 대구의 깨어있는 시민들이 수십 년간 공들여서 쌓은 탑을 무너뜨리는 구실이 되었다.
대구에 미분양 아파트만 빼곡하게 세워놓고도 아직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버젓이 언론에 등장하는 전임 시장도 있다. 전임 시장의 탕진으로 시에 예산이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당신을 닮은 박정희 동상만 덩그러니 세워놓고 서울 시민으로 돌아간 시장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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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선거운동 마지막 날 연설을 마치고 시민들을 향해 큰 절을 하고 있다. |
| ⓒ 박영숙 |
"길 일러주신 어머님의 목소리. 아아아 아아아아아 그 목소리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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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동구 지묘동 보성아파트 앞에서 일명 '벽치기' 연설을 하고 있다 |
| ⓒ 박영숙 |
덧붙이는 글 | 앞으로도 대구 발전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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