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70%가 빚”…동탄으로 몰려가는 2030 ‘영끌족’

한명오 2026. 6. 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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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부동산 시장에 2030세대의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 반도체산업 클러스터 호재와 비규제 지역의 금융 혜택이 맞물리면서 동탄 지역 집합건물 매입 자금의 70% 이상이 대출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화성시 동탄구의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상가 등) 대출지수 평균은 71.55를 기록했다. 집합건물 대출지수는 매매 거래가격 대비 근저당권 설정 비율을 뜻하는 지표로, 수치가 70을 넘었다는 것은 매수자가 집값의 70% 이상을 은행 대출로 조달했다는 의미다.

동탄의 대출지수는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월 21.95에 그쳤으나, 2월 60.29로 급등한 뒤 3월 61.81, 4월 64.02를 거쳐 5월에는 70선마저 돌파했다. 불과 4개월 만에 연초 대비 3배 이상 치솟은 셈이다.

이는 수도권 내 다른 주요 지역을 압도하는 수치다. 지난달 서울의 평균 대출지수는 49.01, 경기도 평균은 64.10이었다. 동탄은 상대적으로 대출 비율이 높은 서울 금천구(63.02), 노원구(56.57), 도봉구(55.57)는 물론 경기 광명시(63.84), 수원 영통구(59.02) 등 수도권 핵심 주거지보다도 월등히 높은 대출 의존도를 보였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일차적 원인을 정부의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10·15 대책으로 서울 주요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로 묶인 반면, 비규제지역인 동탄은 LTV 70% 한도가 유지돼 대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경. 뉴시스


그러나 동탄의 강한 매수세를 단순히 규제 회피에 따른 풍선 효과만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동탄의 대출지수는 구리시(62.08), 김포시(65.01), 용인 기흥구(63.36), 평택시(67.26) 등 경기도 내 다른 비규제지역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동탄에 집중된 반도체 클러스터 호재와 굵직한 교통망 확충 계획이 청년층의 매수 심리를 강하게 자극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동탄 아파트 매매 거래 3189건 중 20대와 30대의 매수 비중은 절반이 넘는 52.8%에 달했다. 거래량 자체는 물론 청년층의 매수 비중 모두 전국 최상위권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인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대기업들의 실적 개선 전망이 부동산 투자 심리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기업 직원들의 향후 성과급 확대와 이에 따른 지역 내 대규모 자금 유입 가능성을 내다본 젊은 실수요자들이 규제와 자금 부담이 덜할 때 선제적으로 집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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