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향수는 하나만 뿌리지 않습니다, 향수 레이어링 조합 4

향 레이어링 트렌드가 바뀌었다. 수학의 정석처럼 공식과 답이 있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주관식 서술형에 가까워졌달까? 이 향수 저 향수를 시도하는 열린 결말 속 자유도는 높아졌지만 난이도는 한층 올라간 모습이다. 디깅 또한 필수 코스가 됐다. 디깅은 종과 횡으로 무궁무진하게 이뤄지며, 타임머신을 타고 엄마 화장대 위 향수까지 물망에 오르게 한다. 문제는 이 행위를 즐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시작조차 못 하는 사람도 수두룩하다는 사실이다. 틱톡에 ‘센트 스태킹’ 콘텐츠가 넘쳐흐르지만, 모두 검증할 수도 없는 노릇. 이에 주변의 향친자와 향기 전문가 4명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떤 식으로 향을 선택하고 조합하고 있나요?

요즘 한창 빠진 레이어링 루틴은 샤워 후 유스트의 ‘31허브 바디오일’과 ‘백리향 크림’, ‘노간주 크림’을 1:1:1로 손바닥에 비벼서 믹스한 뒤 근육통이 있거나 부종이 있는 부위에 바르고, 기관지가 안 좋을 때는 가슴 중앙과 넥 라인까지 펴 바른 뒤 보디 괄사로 문질러줘요. 처음에는 피부가 빨갛게 올라오거나 살짝 화한 느낌이 들지만, 계속 풀어주면 아침을 정말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죠. 제 경험상 이 3가지 조합의 향을 싫어하는 사람은 못 봤어요. 허브 향이 심신에 안정감을 주고, 캄하고 편안한 에스테틱을 떠올리게도 하죠. 그런 다음에는 목 뒤와 옷에 셀린느 ‘렙틸’이나 나흐 ‘차일드 오브 더 90S’, 에르메스 ‘운 자르뎅 아 시테르’ 중 하나를 뿌려요. 어느 날 최애와 최애를 조합하고 나왔는데 누군가 향기가 정말 좋은데 무슨 향인지 모르겠다고 말할 때, 큰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집에 돌아와 옷을 벗었는데 내가 의도한 여러 가지 향이 고루 날 때도 그렇고요. 보통 공원과 새벽 시간, 고급 에스테틱 등에서 영감을 얻는데 늘 갈 수 없는 곳이고 누릴 수 없는 시간이잖아요. 향 레이어링은 나를 좋은 곳으로 인도해주는 확실한 힐링이자 즐거움인 것 같아요.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카테고리가 다른 아이템이어도 동일한 어코드 제품끼리는 레이어링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마치 향수로 샤워한 듯 투머치한 느낌이 강해지고, 각 아이템의 매력이 되레 반감되더라고요. 레이어링한 두세 개의 향이 자연스럽게 믹스되지 않고 따로따로 겉도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어요. 재미있는 건 실패한 조합을 다른 계절이나 날씨에 다시 시도해보면 성공 레시피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에요. 완벽한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내 취향이 담긴 플레이리스트처럼 향을 아카이빙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만의 레시피가 생길 거예요.
요즘 빠진 조합은 우디 계열의 핸드워시로 차분하게 베이스를 깐 뒤, 시트러스 그린 계열의 핸드크림을 레이어링하는 거예요.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고 세련된 잔향이 남거든요. 한 번씩 자연스럽게 스치는 향에 순간순간 리프레시되는 느낌도 좋고요. 향수를 레이어링할 때는 실제 내 피부 위에서 향이 어떻게 발향되고 변화하는지를 중요하게 봐요. 레이어링이 잘못되면 하루 종일 멀미하듯 답답하거든요. 예전에 아는 분의 플로럴 우디 조합이 좋아서 그대로 따라 했는데, 막상 제 피부 위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파우더리하게 발향되면서 무겁고 답답한 잔향으로 변하더라고요. 같은 조합이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된다는 걸 알게 됐죠. 이렇듯 향 레이어링은 단순히 유행하는 조합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 피부 위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밸런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트렌드가 옳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거죠.
조향사 김활
Copyright © 코스모폴리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캐치캐치 최예나가 선택한 최애 향수는? - CELEBRITY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 패션
- 겨터파크 개장을 막는 여름철 쿨링, 데오드란트 사용 꿀팁 2 - BEAUTY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
- 베이비돈크라이의 향기 취향은? 여름 바디미스트 4 - BEAUTY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 샤넬·구찌·몰튼브라운까지, 지금 꼭 써야 할 뷰티 신상 16 - BEAUTY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
- 여름 태닝, 풋 케어는 이렇게 하세요. - BEAUTY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 패션 매거
- 겔랑 • 맥 • 조 말론 런던, 6월 신상 뷰티템 후기 - BEAUTY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 미감 천재 ‘느좋’ K-뷰티 브랜드 - BEAUTY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 패션 매거진,
- 샤넬 대신 빈티지, 정가 대신 중고! 요즘 젠지의 소비법 5 - LIFE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 샤넬의 로맨틱 홀리데이 기프트 - BEAUTY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 패션 매거진, 패
- 겨울에 피는 향 - BEAUTY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 패션 매거진, 패션 잡지, 화보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