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 밖 일인데 "대통령이 책임지라"는 막무가내 국힘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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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히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모인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의 개표소 앞에서 연단에 올라 "이곳이 아니라 청와대로 갑시다", "이재명과 싸웁시다"라고 외쳤다. 그가 "재선거를 명령할 수 있는 사람 누굽니까"라고 하자 모여든 시민들은 "대통령", "이재명"이라고 화답하더니 "이재명 구속"을 연호했다. |
| ⓒ 유튜브 펜앤마이크TV 갈무리 |
"이재명과 싸우자"며 "재선거 명령할 수 있는 사람 누군가" 외친 김민수
5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참으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대통령도 정말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라면서 이 대통령을 겨냥했다. 오 시장은 지난 4일에도 당선 소감을 밝히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용지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해 큰 혼선이 빚어진 것은 통탄할 일"이라며 "대통령도 이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6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즉각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하고 조속히 특검을 설치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적 분노에 계속 귀 막고 버틴다면 정권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모인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의 개표소 앞에서 연단에 올라 "이곳이 아니라 청와대로 갑시다", "이재명과 싸웁시다"라고 외쳤다.
이어 김 최고위원이 "재선거를 명령할 수 있는 사람 누굽니까"라고 하자 모여든 시민들은 "대통령", "이재명"이라고 화답하더니 "이재명 구속"을 연호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주먹을 흔들며 시민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선관위 잘못 분명하지만 이는 대통령의 권한 밖 사안… 사법부와 입법부의 역할이 핵심
하지만 이러한 국민의힘의 주장과 달리 선관위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나설 방법은 없다. 왜냐하면 선관위는 국회나 헌법재판소와 마찬가지로 독립된 헌법기관이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국회, 대통령, 국무총리, 행정각부, 대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7개의 기관은 우리나라 최고 헌법기관이다. 그렇기에 제아무리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라도 행정부가 아닌 독립된 최고 헌법기관인 중앙선관위의 일에 관여할 방도는 전무하다.
선관위와 마찬가지로 독립된 최고 헌법기관으로는 헌법재판소가 있다. 헌재가 위헌법률심판을 통해 특정 법률을 위헌이라고 판단했다면 대통령이 이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것처럼, 선관위가 주관한 선거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해 대통령이 임의로 개입하거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이번 사태에 대해 행정부 수장으로서 명확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은 "민주공화국에서 무엇보다 철저해야 할 선거 관리에 납득하기 쉽지 않은 허점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며, "관계기관은 행정부가 가진 책임과 권한을 모두 사용해 문제 발생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통령이 지시할 수 있는 권한 내에서의 최선의 조치이자 단호한 진상 규명 의지다.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의 선동처럼 선관위를 직접 처벌하거나 '재선거를 명령'하는 것은 애초에 행정부의 권한이 아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특정 선거의 무효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철저히 사법부(대법원)의 고유 권한이다. 대법원의 판결 없이 행정부가 독단적으로 재선거를 지시하라는 주장은 권력분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초법적 발상이다.
국정조사와 특검 역시 장외집회가 아닌 입법부(국회)의 영역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이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조차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에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약조한 상태다. 여야가 합의하여 원내에서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하고, 만약 선관위의 중대한 위법 사실이 드러난다면 국회가 지닌 고유 권한을 발동해 선관위원들에 대한 탄핵소추를 진행하면 될 일이다.
법적 절차 외면한 채 '대통령 책임론'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국힘,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라
무엇보다 야당 단독으로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합법적이고 실효적인 절차가 엄연히 존재한다. 공직선거법은 선거 효력에 이의가 있는 후보자나 정당이 선거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일차적으로 관할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소청'을 청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선거 소청이 접수되면 관할 선관위는 60일 이내에 선거 효력 여부를 답해야 한다. 만약 여기서 선관위가 선거가 무효라고 판단한다면 재선거를 치르면 되고, 그렇지 않더라도 선거 무효 소송을 대법원에 접수해 법정에서의 결과를 받아들이면 될 노릇이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진정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선거의 무효성을 주장하고 싶다면, 거리로 나서 "청와대로 가자"고 외칠 것이 아니라 당장 서울시 선관위에 정식으로 선거 소청부터 청구하는 것이 순리다. 하지만 재선거를 외치던 3일 오후와 달리 현재까지 국민의힘은 이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
본인들이 밟을 수 있는 합법적 구제 절차와 입법부로서의 권한은 행사하지 않은 채, 권한도 없는 애먼 대통령에게만 맹목적인 책임론을 묻는 것은 심각한 어폐가 있다. 제도의 허점을 바로잡는 길은 선동적 구호가 아니라, 법과 원칙에 기반한 정당한 권한 행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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