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안산, 시장만 국민의힘 승리한 이유는

성하훈 2026. 6. 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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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후보 음주운전 전력 등에 3만여명 마음 돌아서.

성하훈 영화저널리스트

 5일 오전 6.3지방선거 안산시 당선자 당선증 교부식
ⓒ 이민근 시장 페이스북
"결과가 충격이었다. 질 수 없는 선거를 졌다." (민주당)
"현직 시장으로서의 프리미엄과 낮은 자세가 공감을 얻어낸 것 같다."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개표가 마무리된 직후 안산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안산은 민주당 텃밭이라고 부를 만큼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꼽힌다. 최근 여러 선거에서 민주당은 국회의원을 모두 거머쥐었고, 시도의회 역시 다수당을 내 준 적이 없을 정도였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아픔의 있는 도시기도 해서 민주당의 강세는최근 선거 때마다 두드러졌다.

하지만 6.3 지방선거에서 안산시장은 0.88% 차이의 접전 끝에 개표 종료 직전에야 국민의힘 이민근 시장의 재선이 확정됐다. 안산 최초의 연임 시장이 탄생한 것이었다.

반면 시도의원 선거와 안산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는 민주당 후보들이 큰 격차로 압승을 거뒀다. 적지 않은 유권자의 교차 투표가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안산의 민주당원들은 시장 선거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관련기사 : 경기 기초 19곳 차지하고도 못 웃는 민주당... "패배 안 믿겨" https://omn.kr/2ikpj)

민주당 시도의원 찍은 3만 명 정도가 국힘 시장 선택

민주당은 왜 시장만 선택받지 못했을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통계를 보면 '질 수 없는 선거였다'는 민주당원들의 비판이 이해된다. 민주당은 경기도의원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 두 곳을 제외하고 6곳 모두 압승했다. 4개 지역에서 60% 이상을 득표하면서 30%대 득표를 한 국민의힘 후보들을 두 자리 수 격차로 눌렀다. 가장 격차가 적은 것도 9.73% 차이였다.

경기도의회 광역비례의 경우 안산에서 민주당을 선택한 유권자만 50%를 넘겼다. 안산시의회 기초비례선거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진보당만이 후보를 냈는데, 민주당은 55.97%를 차지했고 국민의힘은 40.44%였다. 진보당은 3.57%를 차지했다. 민주당과 진보당을 더하면 59.5%에 달한다.

하지만 시장 선거만큼은 양자대결에서 민주당이 50%에 미치지 못한 49.56%였다. 국민의힘이 이민근 후보가 50.44%를 차지했다. 표차는 2631표.

이번 선거에서 안산에서는 30만을 웃도는 유권자들이 투표했다. 수치로 보면 시도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이 18만 표 정도를 얻었는데, 시장 선거에서는 3만 명 정도가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이기기는 했지만 구도가 달랐다. 민주당 후보와 공천에 불만을 품고 민주당을 탈당한 현직 시장, 국민의힘 후보의 3자 구도였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직 시장이 6.59%를 가져가며 178표(0.07%) 차이로 패배한 것이었다. 윤석열 정권 등장 직후 치러진 선거라 유리한 형세는 아니었지만, 무소속만 아니었다면 낙승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6.3 지방선거에서도 안산에는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후보가 출마했으나 선거운동 시작 전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며 1:1 구도를 만들어 냈다. 누가 봐도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높게 점쳐졌다.

민주당 후보 경쟁력이 약했다
 6.3 지방선거 천영미 민주당 안산시장 후보
ⓒ 천영미 선거사무소
안산에서 시의원을 역임한 인사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패배'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적인 이유로 후보 문제를 꼽았다.

민주당 시의원을 지낸 ㅅ 전 시의원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음주운전 지적에 도리어 큰소리를 친 게 유튜브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퍼지지 않았나"며 "그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천영미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경쟁 후보가 음주운전 전력을 지적하자 "저 음주 전과 한 번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과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 안 찍었느냐. 그런 부분 앞으로 조심해주시고 정중하게 사과해 달라"라고 말해 큰 논란이 됐다. 발언 영상이 온라인으로 퍼졌고,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이 영상을 틀 정도였다.

논란이 커지자 천영미 후보는 "제 잘못을 인정하는 마음으로 말씀드렸지만, 그 과정에서 감정을 충분히 절제하지 못했다.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었으며, 어떤 이유로도 제 감정이 앞서서는 안 되었고, 그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퍼진 영상의 파급력은 컸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일부 인사들은 음주운전 관련 논란을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상대 후보들의 탓으로 돌리며, 왜 자꾸 언급하냐고 큰 소리를 치는 모습이 엿보이기도 했다.

ㅅ 전 시의원은 "오만하다는 인식을 준 것도 영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경선 후유증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후보의 절박함도 적었고 지역위원장이 당연히 이길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한 면도 있어 보인다"며 "나도 질 거라고 생각은 안했기에 결과가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ㅇ 전 시의원은 "여성 후보라고 내세웠지만 정작 여성단체와는 접촉하지 않았고 상대 후보가 자리를 마련하더라며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는 등 준비가 덜 된 데다, 후보의 자질 문제가 컸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후보는 TV 토론에서 상대 후보의 질문에 재개발과 재건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모습을 나타냈다. 현안에 밝은 현직 시장의 장점을 내세운 국민의힘 후보는 구체적 현안이 자신감을 보인 반면 도전자였던 민주당 후보는 현안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데다 절박함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ㅇ 전 시의원은 "당연히 당선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인지 선거운동에도 시민들의 참여가 많지 않게 보였으나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면서 "오만함을 보인 게 시장 선거만 진 이유라고 생각하고 있고, 여기에는 지역위원장에게 책임이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힘, "편가르기 하지 말자"고 호감 얻어
 6.3지방선거 안산시장 당선 직후 지지자들과 축하의 박수를 치고 있는 국민의힘 이민근 후보
ⓒ 성하훈
한편 국민의힘 측은 시장 선거 승리 요인에 "후보가 선거 시작부터 편 가르기를 하지 말자고 했다"며 "지역, 정당, 이념을 따지지 말고 누구와도 손 잡을 수 있다는 태도를 견지한 게 시민들에게 다가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고향을 떠나온 분들이 향우회 중심의 조직 문화에 의지해 온 경향이 있는데, 이를 극복하고 안산만을 중심에 둔 방향성을 제시한 점이 호감을 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상대 민주당 후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이민근 후보이 당선 소감에서 밝힌 민주당 후보의 정책을 공유하겠다는 것이 기본 자세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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