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된 개표소에 선관위 직원들 고립…재선거 시위는 계속

한명오 2026. 6. 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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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과 보수 성향 유튜버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파행을 빚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개표소 앞에서 재선거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틀째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24시간 넘게 건물 안에 고립된 상태이며, 주말을 맞아 시위 규모가 더 늘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오전 10시쯤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변에는 약 1000명의 인파가 모여든 것으로 전해진다. 시위 규모는 전날 오후 10시쯤 6000여명까지 늘어났다가 자정 무렵 줄어들었으나, 이날 오전 7시쯤 500여명에서 시작해 다시 인원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일부 투표소의 용지 부족 사태로 유권자의 참정권이 훼손됐다며 전면 재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특정 단체의 주도 없이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은 확성기를 든 일부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재선거”, “부정선거”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투표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5일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한 선거 관계자가 밖으로 나가려다 시위대에 가로막혀 건물 내부로 다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현장에서는 밤샘 시위에 지친 일부가 돗자리를 펴거나 바닥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천막을 세워두고 간식과 생수를 나눠주거나 직접 돌아다니며 커피, 김밥, 아이스팩 등을 나누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시위대가 개표소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해 통행을 전면 차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오전에도 시위대는 출입구 주변에서 사람들의 진출입을 일일이 확인하고 건물 주변을 순찰하며 감시를 이어갔다.

이러한 ‘불법 검문’ 행위는 전날부터 계속되고 있다. 전날 개표가 끝난 후 핸드볼경기장 시설 관리 직원들과 취재진이 밖으로 나가려 하자 시위대 수십 명이 몰려들어 “어디 소속이냐”, “들어가라”, “신분증 보여달라”, “가방을 확인하겠다”라며 막아섰다.

답답함을 이기지 못한 일부 직원은 “체육단체 직원들 좀 내보내 달라. 우리가 무슨 죄냐”라고 적힌 종이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호소하기도 했다. 심지어 목발을 짚은 직원의 이동까지 몸으로 가로막는 상황도 빚어졌다.

전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내부에는 선관위 및 체육단체 직원, 취재진 등 100여명이 사실상 감금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이후 틈틈이 빠져나간 인원을 제외하고, 현재도 20~30명가량의 선관위 관계자들이 내부에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과 보수 성향 유튜버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하루가 넘게 고립이 이어지면서 이들의 건강 상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시위대가 출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여러 겹으로 앉아 진입로를 원천 봉쇄한 탓에, 내부로 식음료나 구급약품을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장에 투입된 경찰 기동대원들의 피로도 높아지고 있다. 시위대가 경찰의 출입구 접근마저 가로막으면서, 현재 경찰은 시위대의 협조를 구해 소수 인원만 순차적으로 교대하는 궁여지책으로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개표소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체조경기장(KSPO돔)과 88잔디마당에서는 대규모 K팝 행사인 하이브 ‘2026 위버스콘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 수만명의 팬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시위대와 뒤엉킬 경우 대형 안전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시위는 앞서 경찰과 서울시 선관위가 잠실7동 제2투표소에 있던 투표함을 이곳 개표소로 이송한 데서 촉발됐다. 시위대는 투표함을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며 개표소를 점거했다.

일부 보수 성향 유튜버와 정치인들이 장소를 청와대 인근으로 옮겨 시위를 이어가자고 제안했으나, 시위대는 이를 거부하고 올림픽공원 현장 집회를 고수하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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