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차 특검 첫 출석…美 CIA에 ‘정당한 계엄’ 설명 지시했나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출범 석달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특검팀은 6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했다. 구치소 호송차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출입한 윤 전 대통령 모습이 외부로 노출되지는 않았다.
이미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1년 넘게 재판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이 다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건 지난해 12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소환 후 반년 만이다.
2차 특검팀은 2024년 12·3 비상계엄 선포 후 미국 CIA(중앙정보국) 등에 ‘정당한 계엄’이란 메시지를 보내도록 국가안보실, 국가정보원에 지시한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있다.

당시 메시지엔 ‘계엄 선포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종북좌파, 반미주의에 대항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등 내용이 담겼다고 전해졌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비슷한 내용의 계엄 정당화 보도자료를 외신들에 배포하도록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에게 지시한 직권남용 혐의로 지난달 28일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1심은 사실관계와 무관하게 대통령이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고 봤으나, 항소심은 행정기관이 파악한 객관적 사정에 어긋나는 자료 작성을 지시한 건 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게 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尹 측 반발에…“공개 소환” 하루 만에 철회
앞서 특검팀은 포승줄 등이 노출되지 않는 선에서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출석 장면을 공개하겠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취소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라며 반박하자 공개 소환 방침 자체를 철회했다.

지난해 6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변호인단 반발에도 예외가 있을 순 없다며 방침을 고수해 윤 전 대통령 출석 모습을 공개한 것과 대비된다.
단 두시간 조사…尹 “세세한 지시는 안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오후 4시30분쯤 호송차에 올라 구치소로 돌아갔다. 빨간 옷 입은 지지자들이 “윤 어게인”, “윤석열 대통령”을 외쳤다.
오전엔 조사를 못했다. 특검팀이 경정급 경찰관을 조사자로 투입하자 변호인단이 “적어도 검사가 들어와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조사를 거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에도 내란 특검 첫 조사 중 박창환 총경이 조사자로 나서자 조사를 거부한 전력이 있다.

오후에 권영빈 특검보가 참여하면서 비로소 조사가 시작됐다. 실질적 조사 시간은 오후 1시30분부터 약 2시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대체로 혐의를 부인했다. 김태효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소통한 적은 있으나 계엄 정당성을 설명하라는 구체적 지시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들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실을 통해 (메시지 전달을) 세세하게 지시하고 독촉까지 했다고 알고 있는데, 그런 사실이 없다고 소명했다”고 밝혔다.
13일엔 반란죄 조사…이중 기소 논란
특검팀은 13일에도 윤 전 대통령을 소환해 군형법상 반란 혐의로 조사한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외 군 장성들이 일으킨 반란 행위에 윤 전 대통령이 공범이었다는 논리다.
윤 전 대통령은 권력 정점에 있는데 반란 행위자가 될 수 있느냐를 놓고 법조계 의견은 엇갈린다. 윤 전 대통령이 1심 선고까지 받은 내란 사건과 범죄 사실이 동일해 ‘이중 기소’가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특검팀은 대통령도 ‘국권’에 반항한 반란 행위자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성진 기자 kim.seongj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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