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4개 먹고도 다 터트렸다…‘오세훈 역전’ 숨은 공신 그 [스팟인터뷰]

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한 김재섭(서울 도봉갑·초선)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 직후 주변에서 “오세훈 당선의 일등공신”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김 의원이 지난 2월부터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농지법 위반 ▶외유성 칸쿤 출장 ▶주폭 전과 무마 ▶동대문구 공약 미비 의혹을 연달아 터트리며 상대 후보 자질 검증 공세를 도맡았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지난 4일 16시간에 걸친 개표 막판 대역전극을 성사시키며 사상 최초의 ‘5선 서울시장’ 고지에 올랐다.
김 의원은 5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정 후보의 자질을 검증하고 민낯을 드러내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면서 “고발만 4개 먹었다. 민주당의 공격이 어마어마했다”고 선거운동 과정을 회상했다. 그는 “처음에는 정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이 보낸 사람’이라는 후광으로 선거를 치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세훈 시장이 인물 경쟁력에서 우위를 찾았다”고도 했다.

Q. 역전승 소감은.
“개표를 보면서 2024년 총선 때 생각이 많이 났다. 당시 이 대통령이 보낸 안귀령 후보와 맞붙어서 결국 이겼다. 이번 선거에서도 낙하산 후보는 통하지 않는다는 게 증명됐다. 대표적 ‘명픽’인 정 후보와 하정우 부산 북갑 보궐선거 후보 모두 떨어지지 않았나. 레임덕 시작의 신호다.”
Q. 오 시장이 줄곧 지지율 열세였는데.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치른 어려운 선거였다. 하지만 오히려 대통령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준 게 정 후보를 바보로 만든 측면이 있다. 서소문 붕괴 사고와 삼성역 GTX 철근 누락 문제를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는데, 시민들이 보시기엔 ‘준비 안된 후보를 대통령이 손 잡고 걸음마 시켜준다’는 느낌이 들었을 거다.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 시민도 많았다.”

Q. 선거 승패는 어디서 갈렸나.
“거시적으로 보면 부동산 문제가 컸다. 최근 장인어른이 도봉구로 전세를 구해 오셨는데, 전·월세 씨가 말라 애를 먹었다. 미시적 요인으로는 선거 기간 동안 시민들 사이에 정 후보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칸쿤·주폭 의혹 등을 통해 정 후보가 도덕적이지 않다는 민낯이 드러났고, 정 후보가 리스크 대응 과정에서도 일을 잘 하거나 준비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
Q. 정 후보 신상 관련 의혹을 파헤치게 된 계기는.
“정 후보가 민주당 공천을 받기 전부터 각종 제보가 의원실에 여럿 접수됐다.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건 파악한 내용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의원으로서 검증을 시작했는데, 오 시장의 당선도 당선이지만 ‘도저히 시장에 당선되면 안 되는 분’이라는 생각이 선거 내내 들었다.”

Q. 여권은 GTX 철근 누락에 공세를 집중했는데.
“철근 누락 공세가 최고조일 때 일시적으로 우리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장기화되니 오히려 반등했다. 민주당이 그렇게까지 공격한 게 패착이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장으로서 당연히 일부 책임이 있다. 그런데 그렇게 중요한 서울의 안전을 경험이 부족한 정 후보에게 맡기면 나아질까. 정 후보는 참신함, 오 후보는 관록이 강점 아니었나. 민주당이 안전 위기감을 조성한 게 결과적으로 정 후보에 실점이 됐다.”
김 의원은 오 시장의 도봉구 득표율(45.59%)을 언급하며 “서울 평균(49.22%)보다는 조금 낮지만 강북에서는 선방했다. ‘당보단 인물이 중요하다’는 정치적 효능감이 이번 선거에서도 투영됐다”고 덧붙였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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