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50곳… 22곳에선 투표 중지”
선관위원장·사무총장 사의 표명
시위대 2000여명, 개표소 봉쇄도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사의를 표명했다. 경찰은 부정선거 시위 인파에 봉쇄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1000여명 경력을 투입해 2박3일 만에 투표함 두 개를 반출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도 빚어졌다.
노 위원장은 5일 선관위 과천청사에서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중앙선관위원장 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대국민 사과했다. 이어 “허철훈 사무총장도 사무처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노 위원장은 “지방자치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과 적극적 의사표시를 이번 사태로 손상시켰다”며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해 선거 과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것에 대해 선관위원장으로서 참담함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국정조사 등 선관위 책임을 확인하는 모든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이후 결과에 따라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결코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관위는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3일 본투표 당시 전국 67개 투표소에 부족분을 채울 투표용지가 추가로 송부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35개, 부산·경남 각각 8개, 대구 7개, 인천 6개, 울산 3개 순이었다. 이 중 17곳은 추가 송부된 투표용지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나머지 50곳에서 추가 송부된 투표용지가 실제 투표에 사용됐다. 추가 조달 과정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일시 중지됐다 재개된 투표소는 22개소였다.
선관위는 투표용지를 선거인수 기준 50%까지 감축 인쇄한 이유에 대해 “최근 사전투표율 증가로 투표용지가 과다하게 남은 경향이 있어 이후 회수·보관·폐기 과정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노 위원장과 허 사무총장 사의 표명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선관위는 선거 과정에서 국민께 끼친 큰 우려에 대해 국민께서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소명과 엄정한 후속 조치를 해야 마땅하다”며 “선거 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과 제도 개선 또한 책임있게 조치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선관위원장 사퇴로 꼬리자르기 말라”고 반발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잠실7동 제2투표소에 18개 기동대 1000여명 경력을 투입해 시위대를 해산하고 투표함을 반출해 송파구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옮겼다. 투표소가 봉쇄된 지 35시간, 선거가 치러진 지 이틀 만에 개표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는 송파구 개표소까지 쫓아가 “개표 중단”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 2000여명이 개표소 주위를 둘러싼 채 출입구를 원천 봉쇄하면서 선거와 무관한 일반 시민들 일부가 발이 묶이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8일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선관위 수사를 본격화한다.
이동환 이형민 이찬희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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