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강경파, “전건 송치 부활 불가”…법조계 “현실과 동떨어져”

검찰개혁 법안을 두고 정부 측과 대립각을 세워온 여권 강경파 의원들이 5일 자체적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내놨다. 정부와는 협의되지 않은 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한 것인데,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권을 외부 기관에 두고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기도록 하는 제도인 ‘전건 송치’ 불가가 주요 내용이다. 법조계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용민·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최혁진 무소속 의원과 ‘시민 주도 형사소송법 개정 추진 모임’의 한동수 변호사·한인섭 서울대 명예교수 등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 같은 안을 발표했다. 김용민 의원은 “정부안과는 달리 시민사회에서 바라보는 바람직한 개정안의 모습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형소법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당에 여러 번 제안했는데 지방선거 전까진 어렵다고 해서 별도 제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개인 의견으로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권을 국민권익위원회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인권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권한은 인권 보호를 전제로 하는 기관에서 행사해야 한다”며 “국민권익위원회가 판단·통제하는 것이 보완수사 본래 취지에 가장 부합한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주진단의 형사소송법 초안에는 검찰(공소청)의 예외적 보완수사권·보완수사 요구권 부여 등 복수의 안이 존재하는데, 이와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들은 2021년 폐지 이후 필요성이 제기됐던 전건 송치에 대해서는 부활 불가 입장을 밝혔다. 전건송치는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기도록 하는 제도로, 일종의 ‘사건 필터링’ 역할을 한다. 검찰청 폐지로 사실상 1차 수사기관이 기소·불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돼 사건 암장, 부실 수사 등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부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한동수 변호사는 “전건 송치 부활은 이미 폐지된 형사소송법 규정들을 다시 퇴행시키려는 것이고 수사권 일말이라도 남겨놓기 위해 협상의 지렛대로 삼는 거로 이해하고 있다”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이들은 구속기간 10일에서 7일로 축소,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 수사권 관할 조정 제도 신설 등을 제시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이 낸 안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2021년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보완수사요구 제도로 대체되면서 검·경 간 유기적인 소통과 협력이 약화됐고, ‘사건 핑퐁’이 이어지며 민생수사가 지연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없어지고, 보완수사 요구권 마저 외부 기관에 두면 사건 처리 지연과 책임 소재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 검찰 간부는 “사건 처리 지연, 책임 소재 문제, 업무 처리 능력 등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안”이라며 “형사 절차에 권한이 없는 권익위에 보완수사 요구권을 부여하는 것 자체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검찰 간부는 “압수수색은 밀행성이 생명인데, 영장 사전심문제로 정보가 유출될 경우 피의자들은 모두 증거인멸부터 시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현행법에서 구속기간이 10일로 부족할 수 있으니 한 차례 더 연장할 수 있게 해놓은 것 아니냐”며 “구속기간을 7일로 단축하면 1차 수사기관의 사건 송치 후 검찰이 어떻게 7일 안에 판단하고 기소를 하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도 “구속기간 10일을 7일로 줄이는 건 인권을 위하는 척하지만 실제론 정반대”라며 “3일을 깎으면 수사기관은 쫓기듯 졸속·강압 수사를 하거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 채 서둘러 기소하게 된다. 정작 줄여야 할 건 불필요한 구속 자체이고 그건 영장심사를 엄격히 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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