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선거 때 대체 뭘 한 건가... 수상한 전조 현상
'6.3 지방선거 게릴라칼럼'은 시민기자가 쓰는 지방선거 관련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손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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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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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9회 지방선거 결과 이번 9회 지방선거는 8회가 아니라 7회 지방선거 결과를 준거점으로 한다. 당시에 비하면 매우 유리한 조건에서도 민주당은 압승하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 조합. |
| ⓒ 손우정 |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무얼 하려고 했나?
돌아보자. 이번 지방선거의 시대 과제는 무엇이었을까? 민주당은 어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 임했을까? 내란 세력 청산이었을까, 사회대개혁이었을까? 이 질문에 쉽게 답하기 어려운 이유는 민주당에게 어떤 일관된 기조와 방향, 메시지를 읽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내란 세력 청산이 절실한 1순위 과제였다고 보기에도 석연치 않다. 과거와 달리 전국적인 후보 단일화나 연대 시도도 없었고, 그나마 진행된 곳은 지역 차원의 연대뿐이었다. 그마저도 민주당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소수 정당의 양보에 따른 결과다. 일정한 희생을 해서라도 내란 세력을 청산하겠다는 의지보다, 자기 승리의 의지가 더 컸다.
동네 단위로 내려가면, 견고한 카르텔도 보인다. 정치개혁을 말하면서도 여전히 무투표 당선자를 양산한 2인 선거구를 그대로 둔 조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담합에 따른 결과다. 이는 내란 세력 청산은커녕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어떤 위기에 처하더라도, 서로 일정한 지분을 항상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안전망으로 작동한다. 동네 정치, 풀뿌리 정치를 중앙 정치에 복속시키고 공천헌금 논란을 만드는 것도, 이런 구조를 배경으로 한다.
내란 청산에 진심을 보이지 않은 대신, 사회 개혁의 의지를 보인 것도 아니다. 무상급식처럼 진보적 어젠다를 중심으로 야권 연대를 추진했던 지난 2010년 지방선거처럼 특별히 부각된 정책 어젠다도 없다. 마치 유리한 정치적 조건, 높은 대통령의 인기에 편승해 이미 이기고 있는 분위기의 변수가 될 어떤 이슈도 만들지 않겠다는 듯, 민주당의 정책은 '무난함'으로 도배됐다.
선거 승리와 집권 경험이 풍부하게 쌓여 있는 민주당은 이제 굳이 개혁을 외치지 않아도 일정한 수준 이상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득권을 가졌다. 이 거대해진 정당 주위에는 다양한 욕망과 욕심, 은밀한 이해관계가 끊임없이 달라붙고 있다. 이들은 때론 분노를, 때로는 열정을 시시각각 적절하게 표출하지만, 막상 자신이 결합해 있는 기득권의 핵심은 건드리지 않는 기묘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중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 민주당이라는 이름은 다양한 진보적 열망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존재해 왔다. 물론 진보정치의 실패와 주변화가 이런 경향을 촉진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스스로를 결코 겨냥하지 않는 민주당식 개혁의 한계가 드러나면, 대중의 불만은 민주당을 넘어 진보라는 가치 전체로 향하게 되고, 그 반대의 세력에게 권력의 무게추를 옮겨 준다. 가설이 아니다. 수없이 반복되어 온 우리의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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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지난 4일 오전 서울시청 정문에서 감사인사를 마친 뒤 시청 로비로 향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그렇다고 젊은 보수 지지자의 확산을 냉전적 반공 이데올로기에 포획되어서라고 해석하는 것도 안일하다. 그들 중 목소리 큰 이들 중에는 윤어게인도, 보수 정치 지망생도 있겠지만, 사회 구조와 기득권에 대한 젊은 층의 불만과 저항의 감정이 근저에 깔려 있다. 국민의힘이 집권 여당일 때는 반공 극우가 청년 보수를 주도했겠지만, 야당의 위치가 되면 이런 불만이 대중성을 갖는다.
일각에서는 오세훈과 한동훈의 승리로 장동혁 대표와 윤어게인 세력이 위축되고, 합리적 보수가 힘을 얻게 되면서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에 빠질 수도 있다고 보는 모양이지만, 어불성설이다. 이진숙과 김태규도 당선됐다. 국민의힘은 두 세력이 본격적인 내전에 돌입하기보다, 적절하게 그런 시늉을 하면서 일종의 역할 분담을 이룰 것이다. 당내 대립과 갈등을 활용해 극우와 합리적 보수를 모두 담아내고, 여기에 다양한 사회적 불만까지 포괄할 수 있는 틀을 갖추는 것이다. 쉽게 말해 확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민주당 입장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히 '승리'로 평가하고 넘길 일이 아니다. 2017년 대선 승리, 2018년 지방선거 승리, 2020년 총선 승리 등 일련의 정치 이벤트에서 압승해 막강한 정치권력을 누려왔던, 20년 집권을 떠벌릴 정도로 자신감에 넘쳐났던 민주당의 지지율이 순식간에 빠지며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모두 패배하게 한 2022년의 국면이 다시 도래할 수도 있다. 전조는 이미 나타났고, 국민의힘은 반등의 디딤돌을 놓았다.
'승리'를 외치는 것은 민주당의 자유지만, 이 전조를 읽지 못해 앞으로 닥칠 재난을 대비하지 못한 책임은 온전히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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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부의 정치개입 규탄!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 촉구 기자회견’이 지난 2025년 5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앞에서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모습. |
| ⓒ 권우성 |
그러나 대선 이후, 민주당의 개혁 의지가 잘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스스로를 개혁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권력 확장이 곧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안일하고 퇴행적인 인식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개혁해야 할 시스템의 기득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불만은 기득권에 대한 불만으로 대치되고, 그 대상은 민주당으로 특정되며, 이질적이고 다양한 요구와 불만들이 민주당과 적대하고 있는 거대 야당에 대한 지지로 결집할 수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몇몇 선거의 결과들, 높은 투표율에도 민주당이 압승하지 못한 사실 등은 대중의 정서가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징후다.
물론 선거 평가는 과학적이라기보다 결과론적인 해석 투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해석은 이후의 방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승리라고 자축할 것인가, 아니면 뼈를 깎는 내부 혁신이 필요하다고 할 것인가? 그것이 없으면 다시 2022년의 국면이 곧 재현될 것이라는 명확한 위기감을 가져야 하는가?
답은 너무 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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