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만 나오던 스타벅스 카드, '전액 환불 신청'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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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기자]
쌓여있는 스타벅스 카드를 보며 한숨이 나왔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보관함에도 아직 사용하지 않은 스타벅스 모바일 쿠폰이 여러 장 남아 있다.
가족과 친구, 지인에게 여러 명목으로 가볍게 마음을 전하기에 이만한 선물이 없었다. 휴대폰 화면을 몇 번 터치하기만 해도, 마음을 담은 선물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가볍고 기분 좋게 주고받던 스타벅스 선물들이 내게는 이제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지난 5월 18일 논란이 된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행사 때문이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5.18 민주화운동의 비극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심지어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을 연상시키는 홍보 문구를 버젓이 사용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
그날 해당 행사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얼마나 경악했던가. 처음에는 누군가 한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고자 만들어낸 조작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황당한 행사는 실제 상황이었고, 논란이 커지자 기업의 총수는 국민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하지만 담당자들이 결재 단계에서 문제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울분을 머금은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사과 내용 또한 논란에 오른 총수의 발언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었다(관련 기사 : 신세계 "스벅 '탱크데이' 고의성 입증 못해"... 4단계 결재 라인은 '먹통').
기업의 이와 같은 행태가 근절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논란 이후 비난의 거센 바람이 불었으며, 실질적인 불매 운동으로 이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언젠가 사용할 거라 모아두었던 스타벅스 카드들을 모두 버리기로 결심했다.
이미 결제된 카드들이라, 내가 쓰지 않아도 스타벅스의 매출에는 타격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그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매장에 가면, 잔액을 남김없이 다 사용하기 위해 늘 얼마의 금액을 추가로 결제하곤 하지 않았는가. 적어도 그 매출 만큼은 더해 주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한 결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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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불 신청을 완료 언젠가 쓰겠지하고 모아두었던 카드들을 모두 끄집어 냈다 |
| ⓒ 박정은 |
선물을 보내준 이들의 따뜻한 마음은 마음에 남기고, 기업을 향한 경고는 확실히 전달한 셈이었다. 화면에는 아직 "환불 진행 중"이라는 문구가 떠 있지만, 조만간 그 금액이 통장에 쌓일 테니 나쁠 것 없다.
혹자는 이번 불매운동이 냄비처럼 쉽게 달아올랐다가 금방 꺼져버릴 운동이라며 깎아 내리기도 한다. 정말 이번 불매 운동은 쓸데없는 행위일까? 기업은 앞으로도 역사 의식 없이 누군가의 아픔을 함부로 짓밟아도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불매 운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다. 기업에게 올바르고 상식적인 운영을 해 달라는 엄중한 의사 표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걸음이다. 의식 있는 소비자가 존재하는 사회에서, 기업은 더욱 바른 길을 고민하고 걸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sns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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