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앞 장사 없나…美 NSA, 사이버 공격에 앤트로픽 ‘미토스’ 사용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자사의 AI 모델 ‘미토스(Mythos)’를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공격형 사이버 작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의 군사적 활용 범위를 둘러싸고 미 국방부(전쟁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 기관과 협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NSA가 사이버 공격 작전에 앤트로픽의 미토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앤트로픽은 약 6명의 직원을 NSA에 상주시켰다”며 “이들은 해당 기술의 활용을 지원하고 특정 목적에 맞게 모델을 맞춤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FT에 “미토스가 중국·이란과 같은 국가들의 네트워크에 침투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앤트로픽 측 한 관계자는 FT에 “좋은 방어를 구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훌륭한 공격 수단을 만드는 것”이라며 “경쟁국들도 자체적인 AI 기반 공격 기술을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미토스를 공격형 사이버 작전에 활용하지 않더라도 적대 세력은 그런 용도로 사용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토스는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이를 실제로 작동하는 공격 코드로 전환할 수 있는 수준의 역량을 갖춘 AI 모델이다. 이러한 강력한 성능 때문에 공개 당시부터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각국 정부 및 업계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앤트로픽과 NSA 간 협력은 앤트로픽이 미 국방부와 법적 분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을 받고 있다. 앤트로픽은 자사의 AI 모델을 대규모 국내 감시 또는 완전 자율형 살상 무기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국방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국방부는 “민간 기업이 군의 작전 범위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대상으로 지정했다. 중국 등 경쟁국 기업에나 적용되던 제재 수단을 자국 기업에 적용한 것으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앤트로픽은 이에 반발해 “해당 조치는 정치적 보복이자 위법한 처분”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3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앤트로픽은 4일 전 세계가 AI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I 시스템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머지않아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성능을 향상시키는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앤트로픽은 이날 블로그를 통해 자사 AI 모델의 성능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내부 데이터를 공개하며 “전 세계적으로 AI 개발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 매우 바람직한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안전성에 대한 우려라기보다 경쟁사 견제 또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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