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의 PC AI시대 vs. 텐센트의 14억 모바일 에이전트

임선영 2026. 6. 5. 10:1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AI미래지도] AI 후반전의 진짜 승부처

[임선영 기자]

 2026년 6월 5일 텐센트 AI 후반전을 선언하는 '2026년 텐센트 클라우드 AI 산업 응용 대회'에서 텐센트 그룹 부사장 겸 클라우드 및 AI 사업 CEO인 탕다오셩(湯道生)이 텐센트 수석 AI 과학자 야오순위(姚順雨)와 대담을 가질 예정이다.
ⓒ 텐센트
젠슨 황이 한국에 오면 기분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열열한 환대로 중국에서 받은 찬밥 신세의 절망감을 보상 받는 것 같을 테니까요. 한국 방문 직전 대만에서 선언한 "AI PC" 시대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은 여전히 모바일 중심 AI를 선언했습니다. 특히 그 자리에서 텐센트의 발표가 주목을 끌었습니다. 14억 위챗 에이전트를 만들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같은 주에 벌어진 두 개의 선언

젠슨 황이 대만 타이베이에서 "40년 만의 PC 재발명"을 선언하는 동안 중국 미디어는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오늘 하루 PC를 몇 시간 사용했습니까. 그리고 스마트폰은 몇 시간 손에 쥐고 있었습니까."

엔비디아의 AI PC 전략이 기술적으로 틀렸다고 말하는 중국 전문가는 없습니다. RTX 스파크(Spark) 슈퍼칩이 구현하는 로컬 AI 연산 능력,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으로 만들어지는 윈비디아(Windvidia) 생태계, AI 에이전트를 PC 위에서 자율 구동시키는 비전은 분명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연구자, 개발자, 크리에이터, 지식 노동자에게 AI PC는 강력한 생산성 혁명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 미디어가 주목하는 것은 기술의 완성도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AI를 사용하는 현실입니다. PC 사용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의견이 아니라 냉엄한 시장 데이터입니다. 현대인의 디지털 생활 대부분은 이미 모바일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모바일은 단순한 기기가 아닙니다. 위챗(WeChat, 微信)이라는 슈퍼앱으로 압축된 하나의 생활 운영체제입니다.

중국인의 하루를 따라가보면 아침에 위챗을 열어 메시지를 확인하고, 미니프로그램으로 커피를 주문하고, 위챗페이로 결제하고, 병원 예약을 잡고, 택시를 부르고, 저녁에 전자상거래로 쇼핑하고, 공과금을 냅니다. 그 모든 행위가 하나의 앱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PC를 열 이유가 없습니다. 심지어 이메일도 잘 열어보지 않습니다. AI PC가 책상 위에서 인류가 만든 모든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동안, 위챗 AI 어시스턴트는 이미 14억 명의 주머니 속에서 하루를 대신 살아가고 있습니다.

텐센트 AI 후반전 — 14억 명의 삶을 다시 설계하다

작년 제가 항저우를 방문했을 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딥시크나 알리바바가 아니었습니다.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조차 위챗 QR코드를 내밀고 있었고, 군고구마를 파는 노점상도 위챗페이로 결제를 받았습니다. 재래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할머니 역시 현금보다 QR코드를 먼저 보여주었습니다.

당시에는 이것이 단순한 모바일 결제 문화의 확산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중국이 이미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생활 생태계로 연결되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텐센트는 그 생태계 위에 14억의 AI 에이전트를 "출산" 하려 하고 있습니다.

AI 산업은 지금 거대한 전환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지난 3년이 대형언어모델(LLM)의 성능 경쟁이었다면,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는가의 경쟁입니다. 그런 점에서 텐센트가 준비 중인 위챗 AI 어시스턴트는 단순한 신제품 출시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것은 중국 14억 인구의 생활 운영체제를 AI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시도에 가깝습니다.

AI는 모델이 아니라 생태계의 전쟁이다

현재 글로벌 AI 시장은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모델 중심 경쟁입니다. 누가 더 뛰어난 추론 능력을 구현하는가의 문제입니다. 두 번째는 실행 중심 경쟁입니다. AI가 실제로 사용자의 일을 대신 처리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텐센트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사용자가 위챗에서 "내일 상하이 출장 준비해줘"라고 말하면, AI가 교통편을 예약하고, 호텔을 추천하고, 회의 일정을 정리하고, 비용 정산 양식까지 준비하는 세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AI의 벤치마크가 아니라 AI가 실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연결망과 실행 권한을 갖고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그 연결망의 중심은 위챗입니다.

텐센트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여러 앱을 사용합니다. 검색은 구글, 쇼핑은 아마존, 영상은 유튜브, 차량 호출은 우버, 결제는 애플페이와 페이팔, 업무 협업은 슬랙과 팀즈가 담당합니다. 반면 중국에서는 상당수의 서비스가 위챗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대화도 위챗, 결제도 위챗, 택시도 위챗, 병원 예약도 위챗, 공과금 납부도 위챗, 전자상거래도 위챗입니다.

중국인에게 위챗은 단순한 메신저가 아닙니다. 디지털 신분증이자 생활 인프라이며 사회 전체를 연결하는 플랫폼입니다. 항저우 거리의 걸인부터 시장 상인까지 모두가 위챗을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위챗은 특정 계층의 서비스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연결하는 공통 언어가 된 것입니다.

이것이 AI 시대에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미국 기업들은 AI를 만들더라도 사용자를 여러 앱으로 이동시켜야 합니다. 반면 텐센트는 사용자를 이동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AI가 이미 사용자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수백만 개 미니프로그램이 만드는 AI 행동 경제

위챗 생태계의 진짜 힘은 미니프로그램(小程序)에 있습니다. 미니프로그램은 위챗 안에서 실행되는 수백만 개의 서비스입니다. 식당 예약, 병원 접수, 기차표 구매, 택시 호출, 전자상거래, 정부 서비스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에이전트가 이 미니프로그램을 자유롭게 호출할 수 있게 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AI는 답변만 했습니다. 앞으로 AI는 행동합니다. 사용자를 대신해 예약하고, 결제하고, 신청하고, 조율하고, 실행합니다. 이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진정한 디지털 비서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텐센트의 기업용 플랫폼 위컴(WeCom, 企业微信)이 더해집니다. 위컴은 중국판 구글워크스페이스에 상응하는 서비스로 이미 중국 수많은 기업의 업무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직원 관리, 고객 관리, 영업 관리, 협업 시스템이 하나의 플랫폼 위에 구축되어 있습니다.

개인이 사용하는 AI 어시스턴트와 기업이 사용하는 AI 직원이 같은 생태계 안에서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소비자 데이터 또는 기업 데이터 중 하나만 보유하고 있는 것과 달리, 텐센트는 두 영역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는 AI 시대에 매우 강력한 경쟁력입니다.

왜 중국에서는 가능하고 미국에서는 어려운가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AI 기술에서는 앞서 있는데 왜 중국이 AI 에이전트 상용화에서 더 빠를 수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답은 기술보다 구조에 있습니다.

미국 인터넷은 개방형 생태계입니다. 각 서비스가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플랫폼 간 데이터 공유와 서비스 연동도 제한적입니다. 반독점 규제 역시 강력합니다. 반면 중국은 슈퍼앱 중심 구조입니다. 위챗 하나가 사회 전체의 디지털 관문 역할을 합니다. AI가 행동하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서비스 연결이 이미 위챗 안에 구축되어 있습니다.

미국은 AI가 더 똑똑할 수 있지만 행동하기 어렵고, 중국은 AI가 행동하기 좋은 구조를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이것이 두 진영의 결정적 차이입니다.

텐센트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와 자체 AI 모델, AI 칩 개발 역량까지 확보하며 수직 통합 구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모델, 컴퓨팅 자원,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플랫폼이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사용자가 늘어나면 데이터가 증가하고, 데이터가 증가하면 모델이 개선되며, 모델이 개선되면 서비스가 확대되고, 서비스가 확대되면 다시 사용자가 늘어납니다. AI 산업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선순환 구조입니다.

시장이 주목하는 6월 5일

이러한 기대감은 이미 자본시장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6월 5일 개최되는 텐센트 AI 산업응용대회(腾讯云AI产业应用大会)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텐센트의 AI를 총괄하는 야오슌위(姚顺雨) 수석 AI 과학자가 하반기 AI 전략과 산업 적용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시장이 기대하는 것은 새로운 AI 모델 하나의 공개가 아닙니다. 위챗, 위챗페이, 미니프로그램, 위컴, 클라우드, AI 인프라가 어떻게 하나의 AI 에이전트 생태계로 통합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입니다. 실제로 최근 텐센트 주가는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단기간 약 10% 상승했습니다. 투자자들이 텐센트를 단순한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아니라 중국 최대의 AI 생활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AI의 미래를 모델 성능에서 찾는 시선은 이제 절반밖에 맞지 않습니다. 진짜 변화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시작됩니다. AI가 검색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예약을 대신하고, AI가 답변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대신하며, AI가 추천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을 대신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생산성 중심의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생활 중심의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전문가를 위한 AI이고, 다른 하나는 14억 명의 일상을 위한 AI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기기가 이기느냐가 아닙니다. 어느 플랫폼이 더 많은 인간의 시간을 점유하느냐 지갑을 열게 하느냐가 진짜 전쟁입니다.

항저우 거리의 걸인이 내민 위챗 QR코드에서 시작된 디지털 혁명은 이제 AI 혁명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6월 5일, 텐센트가 공개할 AI 후반전 전략은 단순한 기술 발표가 아니라 14억 명의 삶을 다시 설계하는 청사진이 될 지도 모릅니다.

엔비디아가 최고의 칩을 선언한 순간에도 텐센트는 그 칩이 필요 없는 생태계를 완성하고 있습니다. AI의 최종 승자는 최고의 모델 기업이 아닐 수 있습니다. 최고의 생활 인프라를 가진 기업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중국은 텐센트를 필두로 하여 미국과 다른 후반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임선영 씨는 중국 칭화대 전산언어학 석사를 마친 중국경제전문가이며 <중국경제 미래지도>, <중국AI 미래지도>(출간 예정)의 저자입니다. 이 글은 본인의 페이스북에도 올렸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